#서울시 강남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고 있는 A씨(42세)는 올 초 주식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금에 투자하는 펀드 쪽으로 옮겼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증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반면 금의 경우 앞으로 가격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국내 증시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사이 그는 연초 이후 8% 가량의 수익을 얻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다소 흔들리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금 관련 상픔으로 쏠리고 있다. 증시 불안으로 국내 주식형펀드가 4%선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이들 상품이 올 들어 8%대의 안정적 수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의 올 들어 수익률은 8.93%로 국내 주식형 펀드(4.87%)보다 두 배 가량 높다. 2년 수익률도 35.90%에 달한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EU'와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의 수익률도 각각 8.79%, 8.75%로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E'(8.57%)와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C'(8.33%),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속-파생형]'(8.08%)의 올 들어 수익률도 8%대를 웃돌고 있다. 이외에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과 '미래에셋인덱스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e' 등도 6~7%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보다 높다.
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금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기가 크게 출렁임에 따라 말 그대로 금이 금값이 되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도 함께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에 투자하는 펀드를 불확실한 금융투자시장 내 확실한 대체 투자 수단으로 꼽고 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값의 경우 미국의 양적완화(QE3) 등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오를 수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시킬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 꾸준히 상승할 수 있어 금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연초보다 6% 가량 오르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 매수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꾸준한 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금 펀드의 수익률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 펀드는 높은 위험성으로 고(高)수익을 얻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올들어 수익률 최고 50%대 고공행진… 농산물펀드도 주목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펀드들이 올들어서만 50%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의 연 초 이후 수익률은 51.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3.17%)보다 15배가 훨씬 넘는 것이다. 지난 1년 수익률도 28.73%로 국내 주식형(4.87%)보다 높다.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과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C-1'의 올 들어 수익률도 각각 26.81%, 22.52%를 기록, 20%를 웃돌고 있고,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채권-파생현](종류A)(19.39%)'와 '신한BNPP포커스농산물증권자투자신탁1[채권-파생형](종류A1)(17.87%),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B(12.71%), '도이치DWS에그리비즈니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Is C-I'(12.33%) 등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 이상이다. 이러한 수익률 고공행진은 가뭄과 홍수 등으로 대두와 옥수수 등의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대두가 50% 가량, 옥수수가 25% 가량 오르는 등 글로벌 농산물 가격이 크게 치솟은 바 있다"며 "곡물 등 가격이 지난 6월 이후 급등하면서 이러한 부분이 해당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우려가 해소될 경우 농산물 가격이 안정을 찾을 수도 있고 이 경우 수익률이 다시 내려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펀드 담당 연구원은 "앞으로 동남아 지역 등의 대두 출하시기가 다가오면서 공급 우려가 다소 사그라질 수 있는 부분도 변수 가운데 하나"라며 "지금껏 농산물 가격이 오른 데 대해 투기적 성향의 자금이 영향을 줬다는 부분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투기적 자금 등으로 앞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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