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 철강시장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후장대의 대표적인 산업이라는 인상과는 사뭇 다르다. 불과 1년전에는 공급부족으로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철강류를 거둬가는 손길이 여기저기서 뻗쳐졌지만 최근엔 수요부족으로 철근, 철강재가 쌓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황의 동향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순발력이 필요해졌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내년 8월로 예정된 당진공장 B지구의 완전 정상화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이후 ‘기업 유전자’에 과감히 메스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실천전략이 PCI프로젝트. 지난 2004년 3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내년 1월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TFT팀= “기업의 유전자를 바꿔가는 작업이다.” 현대하이스코가 진행하고 있는 PCI프로젝트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회사측의 답변이다. 이 프로젝트는 어떤 환경에서도 현대하이스코만의 고유한 가치 창출이 가능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TFT팀 규모만 120명에 달할 정도다. 이들은 단순히 체질개선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을 뜯어고치는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북아 철강시장의 주도권이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어떤 외부 환경 변화가 뒤따를 지 모른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재료인 핫코일을 일본에서 수입, 환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PCI팀의 한 관계자는 “내외부 환경 변화 등은 물론 프로세스와 정보기술, 조직문화에 대한 혁신을 통해 안정적인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PCI 프로젝트의 도입 배경”이라며 “내년 1월 완전한 도입이 마무리 될 경우 현대하이스코 내부의 모든 영역이 새롭게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유전자를 수술한다= PCI프로젝트는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비효율적인 업무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려는 시도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백지상태로 돌려놓고 조직ㆍ프로세스ㆍ시스템을 다시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기업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과 비견된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업무정형화와 표준화다. 현대하이스코의 한 관계자는 “PCI프로젝트는 일반 결제단계에서부터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모든 업무를 시스템화하는 것”이라며 “개인의 경험 또한 시스템에 입력하게 되는 등 모든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가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PCI 프로젝트 도입에 따른 경제 효과만도 향후 5년 동안 1,5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200억원의 비용을 결국 도입 1년만에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부문까지 감안할 때 PCI프로젝트의 성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조직문화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업무효율성 등 무형적 부가가치 역시 PCI 프로젝트로 인해 얻을 수 있어 자동차강판 전문 철강기업으로 도약을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개척·변화 중시 조직문화가 성장동력" 2000년 철강업계 첫 6시그마 도입도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통해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다' 현대하이스코는 PCI 프로젝트 이외에 다양한 경영혁신활동으로 기업 조직을 생동감 넘치는 곳으로 변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7년 당시만 해도 업계에선 다소 생소했던 컴퓨터통합생산관리(CIM)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난 2000년 5월에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했다. 또 2002년 11월에 지식관리(KM)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업무 혁신 및 자원 관리를 위한 총체적인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의 한 관계자는 "지난 97년 이후 진행해온 경영혁신활동 인프라는 PCI 프로젝트와 공유될 수 있다"며 "결국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겠다는 게 회사측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혁신활동이 남다른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회사내에 개척과 변화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일찍부터 정착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영시스템이 조기에 확산되는 것이나 신사업에서 빠른 속도로 흑자전환이라는 값진 성과를 일궈낸 것은 이 같은 조직문화 덕택이다. 회사 관계자는 "몇 개의 고부가 전략제품에서 창출되는 가시적 이익도 중요하지만 개척과 변화를 앞세운 조직문화야말로 진정한 성장 동력"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