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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ㆍ액체ㆍ기체가 아닌 물질의 네 번째 상태로 불리는 플라스마는 고온에서 가스 입자가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이온화된 가스 상태를 말한다. 지구에서는 흔치 않지만 우주의 99% 이상이 플라스마로 채워져 있다. 특히 막대한 에너지의 원천인 태양의 핵융합반응은 태양 대기를 가득 채운 플라스마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태양을 모사한 초전도핵융합장치(KSTAR)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기존 핵융합발전 상용화 연구에 더해 산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플라스마 응용기술 개발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플라스마 기술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신재생에너지ㆍ항공우주 등 응용 분야가 매우 넓다는 게 특징이다. 최첨단 우주 추진체 등 미래 신기술은 물론 온실가스와 공해 오염가스 정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플라스마 발생에 따른 폐기물이 거의 없으며 수소에너지, 태양전지, 고도 정수시설 등 미래 환경산업의 중추기술로도 꼽힌다. 이에 따라 핵융합연구소는 오는 11월 말 군산 융복합플라스마연구센터 완공을 기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스마 응용기술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신소재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플라스마 응용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핵융합 파생기술 상용화의 거점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것. 이경수 핵융합연구소장은 "플라스마 응용기술은 폭넓은 활용도를 지닌 고부가가치 기술이자 환경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 기술"이라며 "군산센터를 통해 응용 플라스마 연구와 상용화를 주도하며 국가 신성장동력을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핵융합연구소는 정부가 국가 최상위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정한 국가어젠다프로젝트(NAP)에 포함된 석탄가스화 복합발전기술(IGCC) 연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플라스마의 고온 특성과 플라스마 촉매를 이용한 스팀 플라스마 토치를 IGCC에 채용하면 반응성을 10배 이상 증가시켜 저급 석탄까지 가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윤 융복합플라즈마연구센터 사업관리실장은 "스팀 플라스마 토치는 플라스마 현상을 이용, 석탄에 수증기를 넣고 플라스마를 가열해 생성된 가스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메커니즘"이라며 "저급 석탄은 기존 유연탄 가격의 10분의1에 불과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석탄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핵융합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인 인도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인도 내 취약지역의 에너지 및 식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실장은 "플라스마를 활용한 혁신적 IGCC로 인도 전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며 "전기와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인구 1,000명 미만, 전력수요량 1㎿급 이하의 부락 11만여곳이 핵심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내 인도 마스다르 지역에 30kW급 데모플랜트 건립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ㆍ칠레ㆍ호주ㆍ인도네시아 등 저급 석탄의 가스화가 필요한 국가와도 협의를 벌이고 있다. 또 지식경제부의 한국형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K-MEG) 기획과제를 통해 국내 전북 지역 석탄 발전시설에 2㎿급 실증플랜트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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