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 정상의 모습. 스키어들 뒷편으로 보이는 전망대 식당은 360도 회전한다. 하이원은 오픈과 함께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고한역을 오가는 스키 열차도 운영할 예정이다. /하이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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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밸리 스노우파크의 지난주 오픈 당일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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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스키와 스노보드 마니아에게는 즐거운 소식이 있다. 두 곳의 스키장이 새롭게 문을 열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 소재 오크밸리 스노우파크는 이미 영업을 개시했고 정선 소재 강원랜드 하이원은 이번 주말 오픈할 예정이다.
이미 스키장이 많은데 또 스키장이 개장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매년 스키 시즌이면 리프트 이용권이 아깝다 싶을 정도로 리프트 앞에 줄을 선 인파를 보면 신규 스키장 개장 소식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새로 오픈한 스키장을 미리 둘러본다.
●강원랜드 하이원-1376m 백운산에18개 슬로프… 국내 세번째 규모
지난달 30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의 8인승 곤돌라를 미리 타봤다.
새로 오픈하는 스키장인 만큼 ‘그렇겠거니’ 하고 짐작했던 게 사실이지만 곤돌라를 타고 산세를 내려다보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해발 1376m의 백운산에 터를 잡은 18면의 슬로프, 총면적 496만 여㎡의 광활한 규모에 일단 놀란다. 하이원 관계자는 “오픈과 동시에 용평 무주와 함께 규모면에서는 빅3를 형성한다”고 강조한다. 곤돌라에서 바라보는 모습만으로도 대단한 스키장이라는 느낌이 온다.
강원랜드는 탄광 노동자들이 오랜 세월 쏟은 피와 땀 위에 세운 레저 시설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내국인 카지노라는 특혜 사업으로 출발했으나, 골프와 테마파크에 이어 스키장까지 오픈하면서 종합 휴양ㆍ레저시설로 탈바꿈했다. 도박 산업에서 탈피하려는 이 같은 추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등 도박 도시도 마찬가지다.
강원랜드는 산림청으로부터 하이원 부지를 임대해 약 4,500억 원의 공사비를 쏟아 부어 스키장을 완성했다. 슬로프 면적만 94만 7,000㎡에 달하며 곤돌라 3기, 리프트 5기, 컨베이어벨트 11기 등을 설치했다.
400실이 넘는 콘도 또한 새로 지었는데 이를 회원제로 분양하지 않고 100% 퍼블릭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하이원은 건설 과정에서 환경단체들로 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 강원랜드 관계자들은 환경단체들이 오히려 고맙다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들이 요구하는 각종 기준에 맞추다 보니 올해 수해 때도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아무리 스키장 규모가 크다고 해도 스키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설질(雪質). 이에 대해 하이원 관계자는 “인위적인 코스 설계를 피하고 산세를 따라 슬로프를 만들어 눈이 덜 날린다”며 “고산 지대라는 특징과 더불어 최고의 설질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만 하이원은 국내 스키장 가운데 가장 추울 것이라는 것과, 처음 운영하다보니 서비스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가는길=서울→경부고속도로 하행선→영동고속도로 하행선→여주휴게소→충주내륙고독국도→감곡톨게이트→38번 국도→영월→사북→고한
●오크밸리 스노우파크-슬로프 9개지만 서비스·시설 최고 수준
오크밸리 스노우파크는 하이원에 비하면 규모는 꽤 작은 편이다. 총 9면의 슬로프로, 면적 27만 6,100㎡에 총연장 6,192m다. 리프트는 3기가 설치됐다.
그러나 규모만 가지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 기존에 오크밸리를 가본 사람이라면 특유의 ‘럭셔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상상할 터. 이번에 스키장을 오픈하면서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크밸리는 서울에서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서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스키 시즌 강원도 길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게’ 막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는 그 만큼 장점이다.
오크밸리가 내세운 차별화 된 서비스로는 우선 ‘여유로운 스키장’을 들 수 있다. 시간당 9,200명을 태워 나르는 초고속 리프트를 설치, 춥고 짜증나는 리프트 대기시간의 고통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서비스를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여성들에게 스키 강습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주차 도우미를 곳곳에 배치, 여성들의 스키 장비 운반을 돕게 했다. 또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고품격 스키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오크밸리는 총 109기의 제설기를 도입, 가동해 설질 또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또한 신속한 설질 복구 및 그루밍(스키타기 좋은 상태로 눈을 다지는 것)을 위해 밤샘 스키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오크밸리가 내세운 서비스의 질이 용평이나 무주 등 대규모에 익숙한 스키어들의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 지가 앞으로의 평판을 좌우할 전망이다.
▲가는길=서울→영동고속도로 하행선→문막IC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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