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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지표 호전 U자형 회복 무게
입력2002-01-17 00:00:00
수정
2002.01.17 00:00:00
■ '경기 바닥통과론' 배경.전망산업생산.소비-선행지수등 증가세 지속
경기회복에 대해 신중론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낙관론으로 선회, 경기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7일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기에 들어섰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진 부총리는 최근까지도 경기회복의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입장변화가 돈을 풀어 경기를 견인하려던 기존정책의 수정을 의미하는 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경기바닥 통과론 왜 나왔나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주장은 최근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발간한 '월간 경제동향'에서 ▲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의 증가세 전환 ▲ 반도체 가격 상승 ▲ 미국 경기회복 신호 등을 이유로 들며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도 경기순환 사이클로 볼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분석을 통해 경기 저점이 지난해 8월이후 12월 중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하는 등 경기가 차츰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의 경기흐름이 급격한 V자형 보다는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들의 전망은 최근 실물지표들이 호전기미를 강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 4.9%증가세를 기록했고 앞으로의 경기상황은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줬다.
소비자기대지수가 최근 6개월만에 100을 넘어서는 등 민간의 소비심리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백화점 매출신장률이 전년동월대비 18%나 증가해 연중최고치를 기록, 왕성한 소비심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진 부총리의 경기 회복에 대한 언급은 연구소들의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은 외부의 경기회복에 제동을 걸수 있는 불확실성이 많아 신중한 입장을 흐트러뜨리지 않았으나, 실물지표들이 청신호를 강하게 발해 회복론에 비중을 두게 됐다는 분석이다.
◆ U자형 경기회복에 힘 실린다
올들어 연구소들과 정부가 약속이라도 한듯 경기바닥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던 지난해 연말분위기와 크게 대조적이다.
일부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넘쳐나며 실물경기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달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저금리,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 분양권 전매 등 투기적 수요가 상승효과를 나타내며 과열 현상을 빚고 있다.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14.5%나 상승해 지난 91년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급격한 V자형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두차례 선거로 인한 정책혼선, 엔화 약세, 아르헨티나 사태, 미국 보복전쟁 확전 가능성, 유가 급등 및 소비심리 급랭 등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 거시경제정책 수정 가능성은
진 부총리가 경기바닥 통과를 거론한 것은 이런 전망을 바닥에 깔고 있다. 급격한 경기회복과 이로인한 과열을 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만약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로 돌아서 과열로 치달을 경우 정책당국은 내수진작을 뼈대로 한 경제운용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
박병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그러나 "외부충격에 따라 U자형 회복 시나리오가 바닥이 길어지는 '바나나형'회복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올해의 정책기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 국장은 "진 부총리 역시 경제운용방향을 바꿔야 할 정도의 경기회복을 얘기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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