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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업무 유지인원 놓고 노사 충돌 예고

필수업무 유지수준 노사 합의로 결정해야<br>경영계 "빠진 분야 많아 대폭 보완 필요"<br>노동계선 "파업권 위축·공공노조 위상 약화"<br>공공부문 파업따른 국민불편 크게 줄일듯


내년부터 철도ㆍ항공ㆍ병원 등 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이 벌어지더라도 필수업무를 유지해야 하는데다 대체근로가 허용됨에 따라 공공 부문 파업에 따른 국민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이번 노조법 시행령 개정에 반발하고 있어 구체적인 필수업무 유지수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노사간 마찰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공익사업장에서의 파업이 제한됨에 따라 공공 부문 노조의 위상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부문 파업 따른 국민불편 감소=노동부가 10일 입법예고한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의 골자는 철도ㆍ항공기ㆍ병원 등 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해도 국민생활과 직결된 업무는 중단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과거에는 철도나 항공 등의 경우 파업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직권중재를 받도록 돼 있어 불법파업이 불가피하다는 명분으로 파업을 벌였고 국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파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열차와 항공기를 일정 수준 이상 반드시 운항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시 필수유지업무를 지속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에 따라 공중의 생명이나 건강에 관련된 필수서비스는 필수유지업무를 엄격히 설정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최소서비스는 보다 유연하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이번 노조법 시행령은 노동계의 입장만 반영해 필수유지업무를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열거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위한 필수업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포괄적인 규제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필수유지업무에서 빠진 분야라도 파업에 들어가면 전체 산업이 멈출 수 있는 업무들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파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지만 필수유지업무 지정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파업권이 크게 위축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등 위헌적인 내용이 담긴 시행령을 전면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노동권을 제약하는 필수유지업무의 범위가 전면 수정되지 않는다면 관련 노조와 함께 전면적인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노동계는 이번 필수유지업무 지정과 대체근로 허용으로 파업의 위력이 반감될 경우 공공 부문 노조의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필수업무 유지수준 놓고 노사간 충돌 불가피=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필수유지업무의 범위는 결정됐지만 파업 때 필수업무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할지와 필요한 인원 등은 노사가 자율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단 노사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서 이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파업 때 계속 근무해야 할 인원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조와 최대한 늘리려는 사측이 협상 과정에서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철도 및 항공기 조종사 노조의 경우 파업 때 근무인력을 어느 선에서 결정할지를 놓고 사측과 크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사의 손을 떠나 노동위원회가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수준과 필요인원을 결정하더라도 노조 측이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순순히 따를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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