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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섭 팬택&큐리텔 사장

요즘 젊은이들은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을 대단히 선호한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팬택&큐리텔이 만든 카메라폰은 시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년전 하이닉스에서 벗어나 새 둥지를 튼 팬택&큐리텔이 단기간에 이같이 휴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는 휴대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비전을 갖고 있는 송문섭(51) 사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위에서는 입을 모은다. 다음달이면 취임 2주년이 되는 송 사장은 “휴대폰 시장은 그 어느 제품보다 생명주기가 짧고 변화무쌍하다”며 “따라서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언제 어떻게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마케팅 능력, 즉 `상품기획`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 회장비서실 기술담당 등을 거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그가 짧은 기간에 회사를 휴대폰의 대표주자로 올려 놓은 것도 이 같은 나름대로의 시장을 파악하는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송 사장은 “휴대폰 시장은 올해 안에 국내 150여종, 중국에서만 400여종이 쏟아질 전망이고 우리 회사도 수출ㆍ내수용으로 60여종을 계획하고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가고 있다”며 “결국 시장의 흐름을 재빨리 파악하고 언제 어떤 제품을 내놓아야하는 가를 판단하는 상품기획의 중요성이 마케팅의 키포인트(Key Point)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큐리텔은 짧은 기간에 많은 변화를 겪은 기업이다. 지난 1983년 셀룰러폰을 생산하면서 단말기사업을 시작한 이래 2001년 5월 ㈜하이닉스에서 ㈜현대큐리텔로 분사, 이듬해 3월 큐리텔로 사명을 변경했고, 같은 해 8월 팬택 계열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송 사장은 “회사가 초기에 많은 변화가 있다 보니 임원과 직원들이 새로운 조직과 문화에 대해 혼란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사내 워크숍이나 등반대회를 비롯해 `사람`을 가장 우선하는 경영방침을 적극 추진해 난관을 헤쳐 나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결과적으로 이 같은 어려움들이 직원들과 자신에게 위기를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되돌아 봤다. 국내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지에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과 GSM(유럽형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는 팬택&큐리텔은 지난해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는 이보다 2배가량 늘어난 1조8,000억원 가량을 잡고 있다. 특히 팬택&큐리텔은 다음달에 예비상장심사를 거쳐 오는 9월말에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이다. 송 사장은 “휴대폰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각 회사의 제품마다 기술의 편차가 점차 줄어 들고 있다”며 “따라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잘 파악해 이에 맞는 상품들을 내놓아 주목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팬택&큐리텔은 올해 초 비밀통화가 가능한 일명 `비화폰`을 내놓아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끌더니 다음달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64화음 3차원스테레오 음향을 장착한 휴대폰을 비롯해 하반기에 3~4가지의 `어메이징(Amazing)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80년대에 미국에서 통신표준 제정위원으로도 활동한 송 사장은 “미국에 현재 월 20만~40만대를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말을 겨냥해 현지 젊은이들을 사로 잡을 만한 휴대폰을 기획하고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한편 송 사장은 최근 국내외 휴대폰 시장의 침체에 대해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시장의 경우도 `찍어내면 팔리는`시절은 지나갔다”며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철저한 마케팅전략을 수립해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의 집무실 책상에는 컴퓨터가 3대씩이나 나란히 놓여 있다. 이는 송 사장이 틈나는 대로 인터넷을 통해 `휴대폰이외의 것에서 휴대폰을 위한`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그는“해외 출장이 잦고 업무가 많아 자칫 세상 돌아가는 일에 소홀히 할 수 있어 인터넷을 통해 세상 소식과 함께 세계적인 기술동향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고 말했다. 마케팅과 아이디어를 중요시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의 한 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송 사장은 마지막으로 “휴대폰 품목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으로 떠오른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장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잘못된 시장 체제의 교정도 중요하지만 시장활성화에 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떠나는 사람이 없는 기업` 팬택&큐리텔의 현주소를 가장 쉽고 명확하게 나타내는 말이다. 송 사장이 회사를 국내`휴대폰 3강`의 고지에 올려 놓은 밑바탕에는 이처럼 `사람`을 기업의 최고 자원으로 여기는 철학이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팬택&큐리텔은 과거 적지 않은 연구원들이 떠났던 반면 올들어 700여명의 연구원 가운데 단 1명을 제외하고는 `떠나는 사람`이 없다. 훌륭한 인재를 들여오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평범한 진리를 송 사장은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송 사장은 단기간의 이익보다는 최소한 짧게는 3~5년 길게는 10년 이후의 회사경영에 대해 고민한다. 따라서 `임기응변`식의 회사경영은 그가 철저히 경계하는 것 중의 하나다. 이를 위해 회사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실천하고 있다. 송 사장은 “나이가 50을 넘기다 보니 요즘 새삼`인생은 유한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따라서 짧은 기간에 좋은 일을 해도 부족할 판에 정도(正道)가 아닌 방법으로 경영하는 것은 기업의 생명을 줄이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약력 ▲1952년 서울 출생 ▲1976년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1984년 미국 스탠포드대 전자공학 박사 ▲1976년 현대중공업 입사 ▲1977년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1983년 미국 통신표준 제정위원 ▲1989년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ASIC 개발담당 이사 ▲1994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기반기술연구소장 ▲1999년 현대전자산업주식회사 텔레콤 컴퍼니 총괄부사장 ▲2001년 ㈜현대큐리텔 사장 ▲2001년 ㈜팬택&큐리텔 사장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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