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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업체 손 잡아야 수주 가능" 중동선 독보적 경쟁력

[그래도 수출이 힘이다] 2부, 희망이 보인다 <5> 사막을 바꾸는 한국 플랜트<br>30년동안 쌓은 신뢰와 경험·기술등 추종불허<br>발전·담수화설비 절반이상 한국기업들이 따내<br>산업화 열풍 지속으로 유화플랜트도 주목해야

두산중공업이 발전과 담수화 설비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앞세워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큰 사진은 이 회사가 지난 2007년 완공한 쿠웨이트 사비야 1~3단계 담수 플랜트, 작은 사진은 두바이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수력ㆍ에너지ㆍ환경전시회(WETEX)의 두산 부스.


지난달 3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두바이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수력ㆍ에너지ㆍ환경전시회(WETEXㆍWater, Energy, Technology & Environment Exhibition) 현장. 세계적인 플랜트 업체들이 모두 집결한 이곳에서 가장 많은 바이어가 몰린 곳은 바로 두산중공업의 부스였다. 두바이에서 매년 열리는 이 전시회가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의 권위를 인정 받는 이유는 이곳 중동이야말로 발전ㆍ담수화 설비의 최대 시장이기 때문. 올 들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관련 프로젝트의 발주가 뜸한 상태지만 중동은 여전히 전력과 물이 부족하며 산업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경기만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프로젝트 붐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는 여전히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중동의 빛을 밝혀라=지금까지 중동의 발전 플랜트는 한국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최근 수년간 중동에서 발주된 발전 플랜트의 절반 이상을 한국 업체들이 따냈다. 때문에 독일 지멘스 등 핵심장비 공급업체들도 관급 사업이든 민자 사업이든 한국 업체와 협력하지 않으면 수주가 어렵다고 보는 게 공식처럼 굳어진 상태다. 두산중공업만 하더라도 현재 중동 지역 14개 현장에서 발전 및 담수 플랜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수주 잔액이 6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기세훈 두산중공업 두바이지점 차장은 중동 발전 플랜트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엔지니어링, 기자재 조달 등에서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30년 이상 중동에서 일하며 쌓아온 실적과 신뢰도 큰 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동의 발전 플랜트 건설 수요가 언제 다시 폭발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사우디아라비아ㆍUAEㆍ쿠웨이트 등은 발전시설 추가 확보가 국가적으로 급박한 사안이었다. 현재는 유가 하락과 경기침체로 발주가 뜸하지만 전력부족 현상은 중동 전체가 안고 있는 숙제다. 우기훈 KOTRA 중동ㆍ아프리카 본부장은 "중동은 오일달러가 흘러다니는 곳이라 글로벌 경기가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가장 먼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라면서 "내년 쿠웨이트ㆍ사우디 등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해진 두산중공업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장은 "성장의 템포는 느려졌지만 잠재력은 여전하고 다만 언제 다시 활성화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갈증을 풀어주는 한국기술=중동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중동 사람들에 대해 "물과 녹색에 한이 맺힌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두바이 시내 곳곳에 있는 잔디밭ㆍ가로수ㆍ화단ㆍ골프장 등은 모두 담수화설비에서 생산한 물에 의존해 가꾼 것들이다. 현재 두바이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300~400리터 수준. 이는 물이 흔한 나라의 사용량과 맞먹는다. 선진국에서는 1인당 물 소비가 주는 추세인 반면 중동은 꾸준히 물 소비가 늘고 있다. 현재 담수화 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단계라 1톤당 생산원가가 약 0.8달러까지 내려갔다. 한국의 수돗물 값이 톤당 400~800원씩 하는 것에 비하면 그렇게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현재 하루 1,500만갤런 이상 대형 담수화 설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두산중공업과 이탈리아의 피시아, 프랑스의 시뎀뿐이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박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와 담수화설비를 결합시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발전설비에서 나온 열을 회수해 담수화설비에 투입, 맑은 물을 생산하는 복합 플랜트가 중동 지역의 발전ㆍ담수 시설의 기본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바이 현지에 '워터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기술 개발의 스피드를 높이고 있다. 이곳에 있는 석ㆍ박사급 연구인력만 22명에 달한다. 박종규 워터 R&D센터장은 "인재확보, 연구 네트워크 강화, 발주처 협력 강화를 위해 시장이 있는 곳에 연구소를 세웠다"면서 "세계 담수 플랜트 시장의 60%는 이곳 중동에 있기 때문에 지역에 뿌리 내린 연구활동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화 열풍 계속될 것=전력과 물 다음으로 중동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산업화. 사우디ㆍ쿠웨이트ㆍ오만 등을 중심으로 원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려는 움직임이 수년 전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 등을 세워 원유를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및 유화제품으로 바꿔 더 큰 돈을 벌겠다는 게 산유국들의 오랜 염원이다. 최근 경제위기로 몇몇 정유 및 화학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중동의 유화 플랜트 시장은 한국이 계속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 지난해까지는 GS건설ㆍSK건설ㆍ대림산업 등 정유ㆍ유화ㆍ화공 플랜트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과 경험을 지닌 한국 업체들이 시장의 절대강자로 활발한 사업을 벌였었다. 실제 KOTRA 중동ㆍ아프리카본부 자료에 따르면 UAE 지역에서 지난해 한국 업체가 수주한 건설 프로젝트 금액 약 130억달러 중 전력ㆍ오일ㆍ가스 등 산업설비 분야가 60%가량을 차지한다. KOTRA 측은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석유화학 분야의 수주액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버즈두바이 건설현장에서 만난 윤왕현 삼성물산 중동지원팀장은 "아부다비의 지하차도 건설을 비롯해 중동 곳곳에서 도시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국 건설사들은 건설ㆍ토목ㆍ플랜트 등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특화해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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