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조찬간담회에서 “이제 파티는 끝났다고 본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 공공기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과다 부채와 과잉 복지, 방만 경영으로 불신과 비난을 받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며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부채 문제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기업이 위기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도 임직원은 안정된 신분과 높은 보수, 복리 후생을 누리고 있다”며 “일부 기관은 고용을 세습하고 비리 퇴직자에게 퇴직금을 과다 지급하는 등 도덕성과 책임감을 망각하는 사례가 매년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공공기관이 사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해 국민 불신과 각계의 공분을 사는 지경이다. 국회는 국정감사에서 아무리 지적해봤자 고쳐지는 게 없어 자괴감이 든다고 한탄하고, 언론은 공공기관을 방만경영, 비리 등과 동의어로 취급한다”고 꼬집었다.
현 부총리는 “민간기업이라면 감원의 칼바람이 몇차례 불고 사업구조조정이 수차례 있었을 것”이라며 “고착화된 방만경영을 금지하기 위해 과다한 복지 후생과 예산 낭비 사례를 면밀히 조사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 체계를 조정하고, 직원 복리후생 수준을 점검해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사례가 있을 경우 시정하도록 경영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과거 5년간 부채 증가를 주도했던 토지주택공사, 한전, 수자원공사 등 12개 기관에 대해 부채 규모와 성질, 발생 원인을 올해 말까지 공개하고, 부채를 발생 원인별로 분석해 표시하는 부분회계제도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재무위험 및 방만경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더는 부채가 증가하거나 방만 경영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나가겠다고도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 부채, 비리, 임금·성과급, 복리후생, 단체협상, 권한남용 등 A에서 Z까지 모두 살펴보고 정상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번 정부는 공공기관을 근본적·제도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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