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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누나에게 바치는 메달'
입력2004-08-23 05:27:00
수정
2004.08.23 05:27:00
"저를 키워준 누나에게 메달을 걸어드릴 겁니다.
" 23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아테네올림픽 복싱 69㎏급에서 8강전을 통과, 동메달을 확보하며 한국 복싱에 6년만의 메달을 선사할 김정주(23.원주시청)는 "큰 누나덕분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 누구도 메달 후보로 예상치 못했던 김정주는 이번 대회 32강전을 부전승으로통과한 뒤 16강전과 8강전을 무난히 통과, 당당히 동메달을 확보한 것.
이날 8강전 상대 후안 카밀로를 응원하는 콜롬비아 관중의 함성에 맞서 작은 누나인 미숙씨(24) 혼자 태극기를 흔들며 외롭게 목청을 높였고 김정주는 멀리 한국에서 응원할 큰 누나 정애(31)씨를 떠올리며 힘차게 펀치를 날렸다.
정애씨(31)가 며칠 전 원주시청 직원들과 함께 아테네까지 찾아왔다가 일정에쫓겨 자신의 경기를 보지 못한채 귀국길에 올랐다는 김정주는 "누나에게 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다. 큰 누나가 나를 키웠다"며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포상금도 누나시집가는데 보탰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정주의 부친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간암으로, 모친은 중학교 3학년 때 아마추어 데뷔전을 치르는 동안 심장마비로 각각 세상을 달리해 정애씨가 대학 조교 월급을 털어 그를 뒷바라지 했다는 것.
하지만 아직 20대 청년인 김정주는 구김살없이 당차다.
이번 올림픽 목표를 동메달로 삼고 있었다는 김정주는 "어차피 져도 본전이라는생각을 가지고 글러브를 휘둘렀다"며 "솔직히 동메달을 확보하니 마치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정주는 "준결승에서 만날 쿠바의 롤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가 오히려 오늘상대보다 쉬울 것"이라며 "자꾸 이기니 은근히 욕심이 난다"고 금메달에 도전할 뜻을 비쳤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은 키가 작은데 비해 순간 스피드가 빨라 상대의 허점을먼저 노릴 수 있다는 것.
"이제는 포상금으로 작은 누나를 시집보내고 집 한 채를 사야겠다"는 김정주의눈빛에는 동메달 이상의 목표가 이미 잡혀있었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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