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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금리 반등배경] 바닥인식에 경기호전 기대 겹쳐

「과연 금리 하락세는 끝났나」장기금리가 치솟으면서 금리 저점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3년 만기 회사채는 무려 0.75%나 올랐다. 10일 오후 1시 현재 연 8.91%수준. 저점이던 지난달 11일의 7.15%보다 1.75%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도 10일 7.43%로 지난 1월8일의 5.93%보다 1.5%포인트 치솟았다. 하루짜리 콜 금리만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금리 장고단저(長高短低) 현상도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 1월중순 이전까지 거의 같은 수준이던 장단기 금리차가 불과 한달 사이에 1.7~3.2%포인트로 확대됐다. 세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호전 기대감이 원인이다. 연간 2%안팎으로 보았던 경제성장률 전망이 3%대 이상으로 나오고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금리도 오르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나아지면 돈의 쓰임새(수요)가 많아져 금리는 상승요인을 안게 된다. 두번째이유는 채권시장의 수급조절에 구조적인 매도 요인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신규발행 회사채, 국고채를 집중 매입한 투신사들이 금리 저점 인식에 따라 채권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단기수익증권에 장기채권 편입을 규제한다는 금융당국 방침이 알려지면서 금리상승도 가속되는 상황이다. 시중자금 투신권 이상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투신사 수신중 약 60%를 점하는 단기수익증권에서 국고채·회사채 등 장기채권이 소화되지 않을 경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다. 금리구조가 격변하면서 콜시장이 반사적으로 활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18조~19조원에 불과하던 금융기관 전체의 콜론 규모가 1월 이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9일에는 26조원이 넘는 금융권 자금이 콜시장에 나오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에도 23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하루 4조원이상 늘어났다. 때문에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올라도 단기금리는 당분간 하향안정기조를 유지해갈 전망이다. 문제는 금리상승세가 지속될 경우의 파장. 한국은행은 이미 탄력적인 금리정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는 금리를 올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전철환(全哲煥) 한은총재는 10일 경총초청 조찬회에서 『이제는 조심스럽게 말해야 할 때』라고 전제하며 『당분간 햐향 안정기조는 유지하겠지만 이제는 (이전과 같은)금리하락의 룸(여지)이 없다』고 말했다. 全총재는 특히 『지난 1월 이후 금리가 장저단고에서 장고단저로 변했다는 점은 금리바닥을 의미하고 이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통화당국은 금리정책을 주의깊게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가상승 징후가 보이는 즉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당장은 금리정책을 바꿀 필요가 없겠지만 통화관리 부담이 집중되고 물가도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리하락세가 끝나는 것은 그동안 금리의 하향안정세를 통해 경기를 부추기는 효과를 거두려던 정부의 의도가 어긋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어찌보면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만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게 한계에 부닥친 셈이다. 금리상승 압박은 구조조정에도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 공적자금 투입액수도 불어나고 기업의 재무구조도 나빠진다. 겨우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소비도 타격을 받게 된다. 장기금리 상승과 장단기간 금리 격차 확대, 시중유동성 과잉이라는 자금시장의 이상기류가 곧 끝난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금리안정기조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설 연휴가 끝나면 단기자금화한 시중자금이 다시 장기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최근 콜시장 공급과다 등 유동성과잉 현상에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미리 비축해둔 설자금을 단기운용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것. 삼성금융연구소 정기영(鄭琪榮) 소장은 『최근의 금리추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월말경이면 회사채금리가 8.5%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鄭소장은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가 굳센데다 한국은행의 통화공급도 충분해 장단기금리가 격차가 전체적인 금리상승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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