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수석 “파병 않는 게 국익”

청와대가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돌연 파병 반대주장을 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유인태 수석은 17일 “굳이 전투병을 파병할 필요가 있느냐”며 “개인적으로 파병하지 않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 수석은 “굳이 파병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의 말을 주변에 했다”며 “(파병이)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내 개인적으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그러나 나 역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라크 파병문제는 국제동향과 국민여론 등을 고려해 신중 검토한다는 것이 청와대 기본 입장”이라며 “유 수석은 이런 관점에서 파병과 관련한 다양한 견해를 지적하면서 부정적 의견도 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파문확산 차단에 나섰다.

유 수석의 발언을 두고 일부에서는 국내 일부 보수신문이 이라크 파병을 기정 사실화하려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고, 내년 총선 등을 감안해 참여정부의 기존 지지층 이탈을 막기위한 의도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유 수석은 전날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 파병을 거부할 경우 오히려 노 대통령에 대한 국내지지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파병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과 관련, “지금은 초기단계이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미국이 파병시한에 대해 요청한 바 없지만 무한정 끌고 갈 수는 없고 조만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국이 파병을 거부할 경우 주한 미 2사단이 이라크에 배치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파병은) 다른 이슈와 전혀 연계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민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