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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6260)그룹 주력사인 LS전선의 베트남법인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추진한다. 신흥시장에서 알짜기업으로 성장해 한국 증시에 돌아오는 대기업 현지법인의 첫 사례가 된다. 우량기업 상장으로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내 투자자들과 해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베트남 법인인 LS전선 하이퐁(LS-VINA)과 LS전선 호찌민(LSCV)이 통합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로 했다. 베트남 법인 두 곳의 보유지분을 현물 출자해 국내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후 이 법인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이다. LS 측은 다음달까지 국내 증권사 한 곳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설립된 LS-VINA(제1공장)는 전력용 케이블 생산업체로 베트남 전선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주거래처는 베트남전력청(EVN)이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베트남 전선 시장은 매년 팽창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LSCV(제2공장)는 전력 및 통신용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LS-VINA는 지난해 매출액 2,850억원과 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고 LSCV는 매출액 1,144억원과 순이익 33억원을 올렸다.
해외 신흥시장에서 성장한 매출 4,000억원대 중견기업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베트남 증시가 아직 미성숙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반면 국내 증시는 기업공개(IPO) 열기가 뜨거운 만큼 충분히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LS전선도 이번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2012년 내부 규정을 바꿔 외국기업(해외법인)을 자회사로 둔 국내 지주사(SPC)가 상장할 수 있게 물꼬를 터준 바 있다. 증권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점차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에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급성장한 기업이 상장하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고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기업의 성장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는 회계정보의 신뢰성이 높고 사업내용을 쉽게 알 수 있어 안정성 역시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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