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사고 직후 일각에서 사고 헬기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을 태우고 LG전자 후원으로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전 관람을 위해 무리하게 운행에 나섰다 사고가 났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은 헬기를 타고 야구대회 관람하고 갈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헬기는 전주에 있는 칠러(대형공조시스템) 사업장에서 열리는 업무협의에 참석하는 담당 임직원 2명을 태우기 위해 잠실을 들러 전주로 이동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자 LG전자는 뒤늦게 CTO(최고기술경영자) 안승권 LG전자 사장 등 4명의 임직원이 전주 칠러 사업장을 방문하기 위해 타려 했다며 처음 해명 때 밝힌 탑승인원을 번복했다. 문제는 사고헬기와 별도로 두 번째 헬기를 운행하려 했다 취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두 번째 헬기는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과 한국여자야구연맹 관계자들이 탑승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을동 의원실 관계자는 “LG전자 측이 의원님을 그렇게 (헬기로) 모시겠다고 전달해 온 것이지 우리가 (헬기를) 타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헬기탑승 얘기가 오고 간 것을 인정했다.
여러 정황상 분명한 건 LG전자가 김 의원이 참석하는데 헬기를 제공하려 했다는 것. 따라서 김 의원에 앞서 LG전자 고위임원이 먼저 헬기로 출발하기 위해 기상 악화상황에서도 무리하게 헬기를 띄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무엇보다 LG전자가 전주 칠러 사업장 방문이라는 업무용으로 헬기를 운행했다고 밝혔지만, LG전자 CTO라는 고위임원이 휴일인 토요일 오전에 참석해야 할 만큼 중요한 회의가 열린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욱이 LG전자와 한국여자야구연명에 따르면 결승전에는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하려 했다. 그런데 안 사장은 헬기를 이용하면서 구 부회장이 차량을 이용하려 했다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유가족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고위임원들이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전 관람을 위해 무리하게 헬기를 띄웠다 사고가 났다는 비판을 의식해 전주 사업장 방문하려 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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