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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제는 감성시대] <3> 톡톡 튀는 마케팅

스타·문화이벤트 활용 '五感 자극'<br>SKT '힐리오' 톰크루즈 내세워 모방심리 호소<br>KT는 전화 관련 단편영화 제작 온라인 공개<br>고급 이미지 위해 공연·예술 마케팅도 확산




마케팅이 달라졌다. 마케팅도 이제 이성보다는 감성을 중시하는 시대다. 고객의 이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은 곰팡이처럼 퀴퀴한 냄새만 풍길 뿐이다. 이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그야말로 짜릿한 느낌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다. 첨단기술의 상징인 IT 분야의 마케팅에서도 감성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느낌이 통하게끔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세상이다. 감성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상징을 내세워 감성을 자극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스포츠 선수, 영화배우 등 인기 스타를 내세우거나 적절한 이벤트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특히 인기 스타를 내세운 마케팅은 고객을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에서 대중으로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통해 젊은이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급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공연 등 문화 이벤트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런 감성 마케팅의 효과는 그때그때의 유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서 이른바 ‘코드’를 정확히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거리나 공연장을 찾는 것도 이런 코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인기 스타는 홍보대사=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의 단발머리는 이른바 ‘햅번 스타일’로 불리면서 이를 모방하는 숱한 추종자를 낳았다. 이처럼 동경하는 스타를 모방하는 패턴은 여전히 효력을 발휘한다. 인기 스타가 어떤 제품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그 제품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물론 마케팅에 스타를 이용하기 앞서 좋은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제품구매는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고 만다. SK텔레콤은 올 5월 ‘힐리오’라는 브랜드로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하면서 세계적인 영화배우 ‘톰 크루즈’를 내세워 큰 화제를 모았다. 톰 크루즈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스필버그 감독 등에게 힐리오를 소개하면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의 이동통신사와 미국의 벤처기업이 만든 합작회사의 출범이 현지 언론의 대대적인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스타에서 비롯된 셈이다. LG전자도 초콜릿폰을 영국 시장에 수출하면서 패션모델인 콜린 맥러플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콜린은 영국의 축구스타 웨인 루니의 여자친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초콜릿폰은 콜린이 사용하는 휴대폰이라는 이유로 패션잡지 등을 통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삼성전자도 2006 월드컵 기간 동안 영국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짭짤한 홍보효과를 봤다. 특히 영국선수들이 삼성 휴대폰으로 독일 현지에서 모바일 방송을 시청한 뒤 호평을 아끼지 않자 모바일 방송을 진행 중인 이탈리아에서도 ‘삼성 휴대폰’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문화활동에 대한 참여 늘어=고객의 감성에 직접 호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화 마케팅도 널리 활용된다. 과거에는 공연이나 전시회에 대한 후원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문화활동에 참여하면서 고객들과 하나의 코드를 만들어나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KT가 올해 2월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엽기적인 그녀’로 유명한 곽재용 감독 등 인기감독 3인이 제작한 옴니버스 단편영화 ‘3인3색’은 전화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았다. 온라인 개봉 한달여 만에 100만명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홈페이지를 찾는 고객에게 감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고객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전략이었다. 영화제작 등 직접적인 문화생산 활동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사나 음반사 인수 등을 통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대형 영화제작사인 IHQ를 비롯해 YBM서울음반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영상ㆍ음악펀드를 조성해 영화 발전과 대중음악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영화나 음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통신서비스 시장의 영역을 넓히려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볼 수 있다. KT 또한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를 보유하고 있다. ◇제품에도 문화를 담아내야=서비스업체들이 영화나 음악에 투자해 문화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반면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제품에 문화를 담아내는 활동에 치중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광고에 영화적인 요소를 결합한 ‘애니필름’이라는 온라인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화려한 볼거리와 속도감으로 무장한 애니필름은 뉴욕 원쇼 광고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전자도 최근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인 ‘리얼그룹’과 제휴해 휴대폰에 리얼그룹의 음원을 담기로 했다. 리얼그룹의 음원은 벨소리뿐만 아니라 버튼음이나 다양한 기능음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 국내 IT 기업들 명품마케팅 '성과' 삼성전자 '네이션스컵' 후원
LG 英해러즈百 명품관 개관등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 각인
국내 IT기업들은 브랜드 파워와 원가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업체들보다는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고 중국 등 후발 업체들에 비해서는 인건비가 비싸 원가경쟁력이 낮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명품 이미지'를 구축해 보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바람직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세계적으로 IT 분야에서는 명품으로 규정될 만한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 패션ㆍ가구ㆍ자동차 등 다른 분야와 달리 IT산업의 역사 자체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품을 구매하고 난 후 이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제품이 몇 년 안에 쏟아지기 때문에 명품 이미지를 쌓아가기도 어렵다. 대표적 IT제품인 휴대폰의 경우 교체 주기가 2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결국 IT 분야에서 명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 IT산업은 명품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휴대폰의 약진에 힘입어 한국 IT제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이는 명품 마케팅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6년부터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의 국가대항 장애물 경기 '네이션스컵'을 단독 후원하며 본격적인 명품 마케팅에 착수했다. 승마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귀족 스포츠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유럽 사람들에게 '삼성전자는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특히 2003년부터는 네이션스컵 대회 등 국제 승마대회 입상자들을 초청, 승마 분야의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삼성 수퍼리그'를 만들어 명품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놓았다. 삼성전자는 명품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안나 수이, 베르사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함께 디자인한 휴대폰을 내놓는가 하면 유럽의 명품 오디오 업체인 뱅앤올릅슨과 제휴해 100만원이 넘는 휴대폰 '세린'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가전 분야에서 다진 명품 이미지를 휴대폰 등 IT제품으로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영국 최고의 백화점인 해롯백화점에 'LG전자 명품 전시관'을 개관한 것을 계기로 유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곳에는 금장 PDP TV를 비롯해 LCD TV, DMB 휴대폰, 홈네트워크 솔루션 등 첨단제품들을 선보이며 하루 평균 1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해롯백화점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LG전자는 해롯백화점 전관에 50인치와 60인치 PDP TV 100대를 설치해 종이 광고포스터를 디지털 광고로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한편 LG전자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카발리와 함께 디자인한 3세대 휴대폰을 999대 한정 생산해 이탈리아 시장에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제품의 판매가격은 무려 999유로에 달해 카발리 디자인과 함께 가격에서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특별취재팀:정구영차장(팀장)·한영일·권경희·최광·황정원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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