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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축출성공땐 중동발전 가능성도
입력2002-09-01 00:00:00
수정
2002.09.01 00:00:00
LA타임스 신디케이트=본지특약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축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석유`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유가의 움직임은 단순한 우려의 차원을 넘어 상품 시장을 뒤흔드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설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원유가는 한때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뒤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격 임박설을 부인, 유가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 같은 그의 바람이 `전세계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라크 정권 교체의 당위를 설명하는 데 중동 지역의 정치ㆍ경제 개혁의 필요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석유`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전세계 에너지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라크의 석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라크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원유 보유량이 많은 나라다. 심지어 많은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잠재적인 석유 보유량을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먹는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실제 석유 생산량은 미국의 경제적 제재 등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 최근에는 평균 하루 생산량이 200만 배럴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최근 유가 상승세와도 연관이 있다. 현재 유가는 4~5달러의 `전쟁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 유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현재 원유 공급 상황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이라크의 원전 개발은 줄어든 반면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석유 소비는 크게 늘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재고가 하루 200만 배럴을 밑돌고 있다. 걸프 전쟁이 일어났던 11년 전만해도 하루 평균 석유 재고량이 500만 배럴에 달했었다.
이처럼 석유 재고량이 감소하자 트레이더들은 원유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만한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 원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중국, 인도, 러시아와 중앙 아시아 등의 경제 성장 가속화도 가뜩이나 석유 증산 여력이 많지 않은 석유 수출국들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이다. 중앙 아시아와 러시아의 새로운 원전개발도 이 같은 수요 증가를 감당해내기에는 벅차다. 이들 국가의 석유 생산 비용은 이라크, 사우디 아라비아나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각각 최소 1,120억과 2,620억 배럴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새로운 원전개발은 사담 후세인의 정권과 대량 살상 무기의 위협이 남아 있는 한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현재 원유 수급과 중동 정세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요인은 두가지다. 그 첫번째는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사이의 긴장관계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 최근 국방부의 최고 자문위원단이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적대국`으로 지명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의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주 1,0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미국에서 빼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원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두번째 변수는 경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의 에너지 회사들이다. 이들은 엔론 사태 이후 주가가 하락한데다 자금 조달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결국 가솔린, 항공유 등의 석유 소매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유가의 큰 흐름은 결국 중동지역의 무력 충돌 여부와 그 결과에 달려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시도는 분명히 위험한 일이다. 후세인은 최악의 경우 십여 년전 쿠웨이트의 원전을 불살랐던 것처럼 이라크의 원전을 파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후세인 정권이 물러나게 될 경우 미국의 도움을 얻어 이라크의 경제ㆍ사회 발전이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중동지역 전체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제임스 플래니건 LA타임스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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