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작성한 합의안 초안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FSF는 스페인 국채시장에서 이를 직접 매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따로 분리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사이먼 오커너 EU집행위원회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실 대변인은 “EFSF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려면 스페인 정부가 별도의 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의 요청이 있을 시 EFSF가 나서 국채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이야기다.
초안에 따르면 EFSF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이 스페인 부실은행권에 1,000억 유로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과는 별도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국채 발행 및 유통시장에서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고 후순위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스페인이 지원요청을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렸지만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EFSF가 위기국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그 동안 EFSF는 규정상 특정국가의 국채 매입이 금지돼 있어 위기국 정부의 긴축 약속을 받아낸 뒤에야 정부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왔다.
그러나 EFSF를 대체할 영구 방화벽인 유럽재정안정매커니즘(ESM)의 출범이 독일 야당의 위헌 소송 등에 막혀 최소 2개월 이상 미뤄지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스페인 정부가 발행한 2년ㆍ5년 만기 국채금리는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5년 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6.459%를 기록해 지난 1996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응찰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전면 구제금융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7%를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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