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빅4' 자동차 시장인 중남미를 놓고 한일 간 숙명의 라이벌전이 예고되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대차가 착공 예정인 브라질 공장으로 현지 생산을 준비하자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기존 설비 증설을 통한 생산역량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중남미 시장 공략을 본격 선언했다. 중남미 시장의 핵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의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은 단일 규모로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오는 2015년에는 자동차 시장이 연간 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중남미 주요 시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집중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일찌감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브라질 시장에서 현재 현대차와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3%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25일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피라시카바에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 현지 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당초 15만대 규모로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1.1리터, 1.4리터급의 소형 현지 전략차종이며 향후 소형 CUV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는 기아차 차종 생산도 검토하고 있어 40만대 규모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1만5,000여대를 수출한 쌍용차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해외 딜러 네트워크 확장 및 정비를 통해 올해 최대 2만5,000대까지 수출 물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빅3'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의 생산능력을 현재 14만대에서 2013년 23만대로 60%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연간 7만대 규모인 브라질 소로카바 공장의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혼다는 브라질 수마레 공장에 이은 두 번째 생산거점인 아르헨티나 캄파냐 공장을 3월부터 가동한다. 2,500만달러를 투자해 지은 캄파냐 공장에서 연간 3만대 규모의 소형차 '시티'를 생산할 예정이다. 닛산도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소형차의 현지생산이 시급하다고 판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소형차 생산공장을 신설하거나 현재 소형 상용차를 생산 중인 핀하이스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남미 시장의 경우 한일 기업에 이어 르노ㆍPSA 등 유럽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와 신차 출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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