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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연금저축의 인기가 올 들어 빠르게 식고 있다.
고령화로 연금 상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세제 혜택 축소와 경기침체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실제 판매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저금리로 인한 보험사 자산운용의 어려움과 판매 수수료 조정 등의 여파로 설계사들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생·손보사의 연금저축 판매건수와 금액이 크게 줄고 있다.
특히 생보사보다는 손보사의 판매 감소가 더 가파르다.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 등 대형 4개사의 올 2·4분기 연금저축 판매 건수는 1만6,580건으로 지난해 동기 2만7,067건에 비해 1만건 이상 감소했다. 초회 보험료 규모도 지난 2·4분기 37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는 64억원이었다. 올 1·4분기 판매건수와 초회보험료도 각각 2만4,805건과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6만2,982건, 13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에 팔린 삼성·한화·교보 등 빅3 생보사의 연금저축 초회보험료도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억원보다 작았다.
이는 경기침체로 상품 가입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늘었고 올해부터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뀐 데 따른 결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올해부터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가입 유인이 크게 줄었다고 봐야 한다"며 "세제 당국이 최근 세액공제 한도 완화를 논의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보험 가입이 줄고 계약해지가 늘어나는 추세라 규제 완화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급자 측면에서 변화도 감지된다.
저금리 심화로 대표적인 저축성 보험으로 꼽히는 연금저축을 팔아야 하는 유인 자체가 줄었다. 더구나 손보사의 경우 금융 당국의 수수료 규제 강화로 설계사들이 초기에 떼 가는 판매 수수료가 줄었다. 판매자인 설계사들의 판매 메리트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이런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연금저축 판매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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