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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론 시세차익·장기적으론 경영간섭 노릴 듯

■ 엘리엇, 삼성물산 공격 이후… 차기 행보는

이사회 의석 요구한 속내 관심… "7월 임시주총까지 지켜봐야"


삼성물산의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진정한 목표는 무엇일까.

관련 업계는 이 요구만 놓고는 엘리엇이 주가를 한껏 부풀린 뒤 단기 매도 차익을 노릴지, 지분을 장기간 쥔 채 적극적인 경영 간섭을 펼칠지 불분명하다고 본다.

이사회 의석 요구는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들이 목표로 삼은 기업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 수단이다.

현재로서는 다음달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까지 엘리엇의 물산 지분율 변화와 공개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엘리엇 측은 이에 대해 "노 코멘트(no comment)"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한껏 압박하는 와중에 다른 외국인 자본과 합세해 주가를 띄운 뒤 단시일 내에 지분을 매도하고 떠날 수 있다.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한다"고 발표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주가상승 덕분에 1,401억여원을 벌었다. 외국인은 4일 하루에만 삼성물산 주식 1,076억원어치를 사들여 외국인의 삼성물산 순매수액으로는 일일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엘리엇의 지분율은 아직 7.12%에 머물러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 매도를 한다 해도 국내 자본시장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장사 임직원이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6개월 동안 사고팔아 차익을 얻을 경우 내부자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사측에 반환해야 한다.

이와 가까운 국내 사례로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컨의 KT&G 공격을 들 수 있다.

아이칸은 2006년 KT&G 지분 6.59%를 매입, 주주 자격으로 사외이사 1석을 확보하더니 1년도 안 가 지분을 팔아치우고 1,5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반면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해 출범할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 지배구조에서 갖는 위상을 고려하면 단기 차익 이상의 이득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삼성그룹은 실질적 지주사를 탄생시킬 이번 합병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

따라서 엘리엇은 "합병을 무산시키겠다"며 위임장 대결을 벌이고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며 임시 주총 때까지 절박한 삼성을 압박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식을 1대0.35로 교환하는 합병 비율을 삼성물산 주주에 보다 유리하도록 바꾸거나 삼성과 협상을 벌여 이사회 의석을 얻는 것이다. 주주 행동주의 펀드에 밝은 한 전문가는 "엘리엇은 삼성에 소송이나 위임장 대결을 걸지 않음으로써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석을 얻은 후 엘리엇이 장기적으로 최고경영자(CEO) 교체, 분사 등을 외치며 적극적인 경영 간섭을 전개하는 시나리오도 예상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이미 2004년 영국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의 경영간섭을 겪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밸류액트 헤지펀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 지분 0.8%를 매입한 후 스티브 발머 CEO 사임을 관철시킨 사례도 있다. 재작년 애플 지분을 매입한 아이컨 역시 지속적으로 팀 쿡 애플 CEO에 공개서한을 보내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이 내세우는 명분들은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진의를 정확히 짚기 어렵다"며 "엘리엇도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하지 않은 현재로서는 임시 주총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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