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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車 업체들, 슈퍼 럭셔리카 개발 전쟁
입력2003-01-14 00:00:00
수정
2003.01.14 00:00:00
노희영 기자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럭셔리 라인을 대폭 강화하며 매출 증대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BMW,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상류층을 겨냥한 수퍼 럭셔리 카(15만달러 이상 수제품 자동차)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증시 거품 붕괴로 수많은 잠재 고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지만 상류층은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소비 여력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막을 내린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사상 처음으로 수퍼 럭셔리 카를 위한 특별 전시공간이 마련될 정도로 이 부문에 대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자동차 업체들은 지금까지 최고급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던 것은 부유층의 입맛에 맞는 고급 자동차 모델의 종류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다양한 최고급 자동차를 선보이기 위해 유명 럭셔리 카 브랜드를 사들이거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였던 영국 롤스로이스의 상표권을 사들인 BMW는 올해부터 롤스로이스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폴크스바겐도 벤틀리를 인수해 럭셔리 라인을 강화했다. 미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식스틴(Sixteen)`으로 명명된 20만달러짜리 최고급 캐딜락을 올 상반기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고급 승용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밖에 피아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도 페라리, 마이바흐 등 한층 업그레이드 한 수퍼 럭셔리 카를 선보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신임 회장인 베른트 피췌스리더는 “수퍼 럭셔리 카는 단순히 운송수단이 아닌 부유층의 필수품인 보석 등과 같은 부류”라며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한다면 이를 사려는 줄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 이상인 수퍼 럭셔리 카는 대당 판매이익이 2만달러를 넘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분야. 일반 자동차의 대당 수익이 3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퍼 럭셔리 카 1대만 팔아도 일반 자동차 60대 이상을 판 것과 같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업체들의 최고급 자동차 경쟁이 커다란 도박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경기 침체로 고급 의류나 보석, 호화 맨션, 개인용 제트기 등 다른 명품들의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어 럭셔리 자동차 판매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것.
또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제살 깎아먹기 식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업체들에게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는 업체의 `자존심`. 따라서 손익계산을 맞추기 보다는 한 업체가 하면 우리도 한다는 식의 체면을 차리기 위해 나머지 업체들도 모두 따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향후 매년 판매량이 250%는 증가해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소비조사사인 JD 파워 앤 어소시에이츠의 관계자는 “고급차 개발은 자동차회사에 고수익 차종을 얻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비가 만만치 않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지 않은 과다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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