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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엔화대출 중기·자영업자는
입력2009-09-14 19:00:30
수정
2009.09.14 19:00:30
신경립 기자
■ 엔화대출 중기·자영업자는<br>"은행 가산금리 내려 고통 분담을" 목소리
충북에서 섬유업체를 경영하는 L사장은 지난 2006년 빌린 2억3,000만엔의 엔화 대출 때문에 벌써 두달째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지난 5일 은행에 납부한 이달 대출이자는 약 1,800만원. 3년여 전 은행의 권유로 엔화 대출을 받을 당시 400만원을 조금 넘던 이자부담액은 4배 넘게 뛰어오른 상태다.
L사장은 "환율 상승으로 원리금 부담 자체가 높아진데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곱절로 높이는 바람에 한달한달 살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한창 기계설비를 새로 들여 내년 수주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자부담 탓에 투자는커녕 직원 월급과 세금도 못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잠시 한숨을 돌렸던 중소업체나 자영업자 등 엔화 대출자들은 치솟는 금융부담에 회사 경영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엔화 대출자들은 엔고로 원금 부담이 두배 가까이 늘어나는 바람에 중도상환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출원금 급증으로 담보가치마저 줄어들어 다른 대출길도 꽉 막힌 상황이다.
남동공단에서 기계부품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B사장도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2006년 임대공장을 짓기 위해 엔화 대출을 했던 것이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B사장은 당시 연 2.5%의 금리로 1억6,000만엔을 대출했지만 이후 대출금리가 급속도로 오른데다 경기침체로 임대업체들이 속속 사업을 접어버리는 바람에 적자경영의 늪에 빠져들고 말았다.
B사장은 "현재 공장 1층이 텅텅 비어 있는 상황"이라며 "연초에는 월 800만원가량의 대출이자를 지급했는데 지금은 얼마나 나가는지 신경도 쓰고 싶지 않다"며 자포자기의 심정을 토로했다.
엔화 대출 때문에 벼랑 끝에 몰리기는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기업체에 비해 대출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체감하는 피해상황은 결코 덜하지 않다.
2006년 사업장 리모델링 때문에 엔화 대출을 받았던 K씨는 당초 30만원대의 이자를 부담하고 빌린 2억원 때문에 이달에만 197만원의 이자를 물어야 했다. 100엔당 환율이 820원에서 1,300원대로 뛰어오르고 대출금리가 2.5%에서 7%대로 오른 탓이다.
K씨는 "환율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할 줄은 알았지만 금리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며 "은행에서는 몇 천만원이라도 중도상환을 하라고 요구하지만 지금 같은 환율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엔화 대출자들은 치솟는 엔화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금융권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산금리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엔화 대출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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