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슈퍼리치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ARS(Absolute Return Swap·롱쇼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가 해외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RS는 2012년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처음 선보였던 상품이다.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공매도)전략을 구사하며 연 7~8% 기대수익과 원금보장으로 히트를 쳤다. 최근에는 주요 증권사들이 아시아·태평양 주식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투자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트러스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과 계약을 맺고 아시아·태평양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구사하는 기관투자자 대상 ARS 상품을 내년 상반기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싱가포르법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운용을 담당한다. 조만간 우리투자증권이 시딩(seeding)자금을 투입해 트랙 레코드를 쌓은 뒤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은 이미 자체적으로 아시아 주식을 대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해 좋은 수익을 낸 바 있어 우리투자증권의 해외 ARS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상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쿼드자산운용 홍콩 자회사 쿼드캐피탈매니지먼트, 스팍스(SPARX) 아시아 투자자문등과 협력해 'GAA(Global Asset Allocation)'를 내놨다. 한국·중국·일본 아시아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일종의 'ARS 해외 버전'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쿼드캐피탈매니지먼트를 통해 자체 자금을 운용한 결과 최근 6개월 수익률(9월말 기준)이 20%에 이르렀다.
KDB대우증권은 해외 주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ARS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로쓰힐투자자문과 계약을 맺고 일부 자금을 해외물에 투자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해외 ARS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ARS 규모가 2조원대로 커지면서 수익을 낼 기회가 전보다 줄어들자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태윤 우리투자증권 주식파생영업부 팀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내년 자금집행 계획을 짜고 있는데 해외 투자 비중을 올해보다 늘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ARS상품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ARS 상품이 기존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만 했던 ARS와 다른 점은 원금이 부분 보장된다는 점이다. 기존 국내 주식 대상 ARS 상품은 보통 2년 만기로 설계돼 연 7~8% 수익을 목표로 운용됐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을 투자자문사에 맡기는데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운용을 종료하고 원금을 돌려줬다.
반면 해외 ARS 상품은 원금이 전액 보장되기는 어렵다. 해외물에 투자하다 보니 환 손실을 막기 위해 외환(FX)마진 거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해외 ARS는 보통 원금의 95%를 보장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신한금융투자의 'GAA95' 상품의 경우 목표수익률은 연 8%로 잡고 있으며 원금의 95%를 보장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또 국내 주식 대상 ARS는 국내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주로 맺고 판매되는 반면 해외 ARS는 리스크 관리가 좀 더 체계적인 운용사(주로 국내 운용사의 해외법인)와 협력해 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단 해외 ARS는 해외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나 위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과가 검증되면 일반 고액 자산가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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