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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김균섭 HSD엔진 사장
입력2002-04-16 00:00:00
수정
2002.04.16 00:00:00
"통합공장 준공… 합병시너지 높아질것"
>>관련기사 '변함없는 마음·행동' 강조
"통합공장 준공으로 두 회사가 진정으로 통합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앞세워 고객을 감동시키는 회사로 발돋움해야지요."
선박용 엔진 전문생산회사인 HSD엔진은 최근 창원공장에서 '통합공장 준공 및 2,000만마력 생산기념' 행사를 가졌다. 지난 2000년 1월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엔진사업 부문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 회사는 앞으로 통합공장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김균섭(52) HSD엔진 사장은 "두 회사를 융합시키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두 회사의 문화간 충돌은 많이 사라졌다"며 "통합공장은 두 회사가 한 가족이 될 수 있는 하드웨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통합공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통합공장은 양쪽 2개의 생산라인을 자재창고로 이어 붙여 작업의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업무효율이 최소한 12%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공장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효율성은 물론 직원들의 문화와 마음가짐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또 앞으로 10년 동안의 엔진설계 추세를 미리 반영, 세계 최고 기술로 최대 크기의 엔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어졌다.
종전 두산중공업에서 인수한 공장의 경우 다른 용도의 공장을 선박용 엔진 생산공장으로 바꾼 것이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이 감동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합작법인이 만들어지면서 고객들의 반응이 크게 좋아졌으며 회사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은 고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그의 노력은 직원들을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틈나는 대로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했으며 저녁에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직원들과 만났다.
특히 공직에 오래 몸담았던 김 사장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자신이 중공업 분야 전문가이며 중공업 빅딜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점을 들어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김 사장은 "이제는 780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얼굴과 이름은 물론 집안사정까지 기억하고 있다"며 "지금도 사진첩을 만들어 틈나는 대로 직원들의 성격과 스타일을 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공업 계통의 작업이 힘들고 거칠기 때문에 경영진이 직원들은 물론 그 가족들의 생활과 애환까지 알고 있어야 서로가 믿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특히 정보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굴뚝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공업이 정보기술(IT) 산업과 접목될 때 한발 앞선 경쟁력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HSD엔진은 볼트를 조일 때 디지털 기술을 이용, 균일한 힘을 가하도록 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냈다. 볼트 조임작업은 가장 필수적이면서 어려운 부분인 만큼 작업 구석구석에서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김 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HSD엔진은 사내 작업상황이 컴퓨터에 의해 관리, 조절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실시간으로 모든 작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정보화 작업들도 김 사장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그는 "잘 닦인 고속도로가 온라인이라면 도로 위로 어떤 화물이 운송되는가도 중요하다"며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모든 작업을 디지털화ㆍ정보화시키는 것을 중요한 경영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퇴근 시간이 되면 합리적인 업무를 강조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나타난다. 그는 직원들이 불필요한 야근 때문에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업무시간에 집중해 일을 끝내고 퇴근 이후에는 자기계발에 투자하라는 것. 때문에 김 사장은 직원들과 하루 1시간씩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하도록 강조하는 한편 연말까지 토익 목표점수를 달성하는 약속을 맺었다.
김 사장은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은 두번 강조할 필요가 없다"며 "선박용 엔진을 수주하기 위해 영업에 나설 때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면 될 것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올들어 '담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작업장 내부를 금연지역으로 만들고 금연펀드를 만들어 담배를 끊는 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또 건물 내에 있던 담배 자동판매기를 없애고 마라톤동호회 등을 만들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섰다. 사내에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헬스클럽까지 만들어 올 가을에는 '미스터 HSD' 선발대회도 열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정작 나 자신은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사장이 끊는 순간부터 금연운동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회사가 경영진 개인에 좌우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금연운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꼭 담배를 끊을 것"이라는 각오도 덧붙였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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