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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플러스] 지금 이머징마켓에선 '베트남'

공기업·은행·기업에 외국인 지분투자 활발<br>경제활성화 정책 봇물<br>증시 유동성·거래 늘며 안정적 성장 이어갈 듯<br>높은 대출금리는 부담

김종관 우리투자증권 베트남현지법인 부사장 겸 CFO


1ㆍ4분기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말과 비교해 40% 가량 상승하면서 국내외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비록 6월에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430포인트대에서 조정을 받고 있으나 전년에 비해 유동성과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8년 이후 성장률하락, 높은 임금상승률과 인플레이션, 고금리, 부정부패와 방만한 경영에 따른 공기업의 부도 등 지난 4년간 성장통을 앓았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고 값싼 노동력으로 대변되는 베트남은 제2의 중국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2007년 한때 증시가 1,156포인트까지 치솟았고 경제도 지난 10년간 년 평균 7%이상의 고도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가는 컸고 아직도 치유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인다.

빠른 성장은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일례로 전국민의 70%를 차지하는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서 20%대로 내려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였지만 지금 베트남 농촌의 젊은이들은 도시로 나가고 농업을 회피하고 있어 앞으로는 쌀 수출량도 줄면서 세계 식량난이 더 가중될 지도 모른다.

올 들어 베트남 금융당국은 예금금리를 3차례에 걸쳐 5%포인트 인하해 9%로 내렸다. 예금금리 하락은 18~23%에 달하는 기업대출금리에 대한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너무 높아 기업들이 도저히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세무당국 조사에 따르면 올 1ㆍ4분기에 조사한 25만개 기업의 약 70% 가량이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행히 물가는 잡혀가고 있다. 지난 해 18%에 이르던 인플레이션율이 상반기에는 4%를 기록했다. 하반기에 좀 오른다고 해도 년 10%미만으로 안정될 전망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해외직접투자(FDI) 및 외국기업의 베트남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도약을 위해 필요한 전력과 정유, 관광, 부동산개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벋어나 장기발전을 위해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 공기업과 은행, 베트남기업에 대한 외국투자자의 지분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베트남 투자는 지난 해와 비교해 80%가 늘었다. 비엣콤은행에 5억4,000만 달러를, 베트남수출입은행에 3억3,000만 달러, 현지 식품회사인 인터플라워에 1억2,000만 달러 등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하노이 신공항과 연계고속도로 건설, 원조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이다. 이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적극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는 올 들어 51%나 감소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2위의 투자국가로 지금까지 총 3,020건에 239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삼성과 LG, 포스코 등 주요 건설회사는 베트남 경제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1992년 5억 달러이던 무역규모가 2011년에는 181억 달러로 성장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의 대 베트남 투자는 점점 줄어가고 있다. 물론 투자환경의 변화와 힘든 경영환경에 따른 결과지만, 앞으로의 과실을 일본이 뺏어갈 것 같아 걱정이다.

경제 전반적인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그 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와 석유가격 인하, 세금감면, 금 투자 제한 등 일련의 정부조치가 이뤄졌지만 아직 그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다만 외국인 투자의 점진적 확대 등으로 거시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주식시장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예상으로는 향후 5년간 연평균 6.8%의 GDP 성장은 무난해 보인다고 한다.

매일 아침 하노이 역 앞을 지나면서 근처의 좌판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바쁜 직장인을 보면서 베트남 사람들은 항상 전진과 후퇴가 생활화 되어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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