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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性정정' 첫 심리

"소수 인권보호차원 허용을" <br>"다수 性정체성 모호…반대" <br>대법, 내달까지 최종결정

“소수자 보호 원칙과 인도주의 차원에서 허용해야 한다.”(찬성)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절대 다수의 성 정체성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반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호적상 성별정정을 허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앞서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대법원 심리가 18일 오후2시 서초동 대법원청사 대법정에서 열렸다. 성전환자 호적정정과 관련된 대법원 심리가 개최된 것은 국내 사법 사상 처음이다. 이날 심리는 상고심에 계류 중인 성전환자 3명의 호적정정 사건에 대한 것으로 소송을 낸 트랜스젠더의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심리에는 학계ㆍ종교계 전문가들이 참고인으로 나와 성전환자와 호적정정에 관해 심도 있는 논쟁을 벌였다. 의학계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무상 연세대 의대(비뇨기과) 교수는 “성전환증은 태생적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로 성전환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적인 가이드라인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호적정정 찬성론자들은 “성별 정정을 인정해주는 게 헌법상 소수자 보호 원칙과 인도주의에 부합될 뿐 아니라 공공복리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반대론자들은 성별은 출생 때부터 성염색체 등에 의해 고정된 것이고 성전환 수술은 타고난 성별을 후천적ㆍ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므로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종교계 참고인으로 나온 박영률 목사는 “성이나 심령의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에게 선택권이 부여되지 않았다”며 “생각을 바꿔야지 수술을 해서 해결하는 것은 안되며 소수 인권을 보호하다 보면 절대 다수의 성 정체성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인간의 성은 태아 형성 초기에 성염색체의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성염색체론’과 생식능력이 없더라도 신체 외형은 물론 심리적ㆍ정신적인 성, 주관적ㆍ개인적 성 역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역할론’이 충돌한 가운데 재판부의 결정이 허가와 불허로 들쭉날쭉했다. 대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제기된 의견을 참고해 6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대법원 선고는 사회적 성(젠더ㆍGender)을 둘러싼 논란을 법률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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