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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데스티네이션 2'
입력2004-06-10 17:42:58
수정
2004.06.10 17:42:58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
누구나 아는 사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명제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사실. ‘언제 죽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11일 개봉하는 ‘데스티네이션 2’(감독 데이비드 엘리스)는 이 당연한 전제에 도전장을 내민다. 바꿀 수 없는 죽음의 리스트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빠져 나올 수 없는 운명론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느닷없는 죽음이 아닌, 죽을 사람이 ‘당연히’ 죽어가는 공포를 관객에게 전한다.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주말여행을 떠나던 킴벌리(A. J. 쿡)는 문득 환영을 보게 된다. 자신이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서 연쇄 추돌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는 장면이 그것. 공포에 질린 그녀가 차들의 진입을 막은 덕분에 몇몇 사람들은 사고를 피해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그들을 향한 죽음의 그림자는 아직 걷어지지 않았다. 죽어야 할 이들이 죽지 않았기에 그들을 향한 칼날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영화의 기본적 구성은 전편과 그리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죽을 놈 죽게 돼 있다’는 가정 자체가 똑같기 때문이다. 구성과 분위기가 비슷한 만큼, 영화는 전편보다 더욱 자극적인 영상으로 관객들을 잡고자 한다. 난간에 매달린 사다리가 얼굴을 찍는가 하면, 집채만한 유리에 온 몸이 깔리고 엘리베이터에선 목이 잘려 나간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고속도 추돌 장면은 그 스펙터클의 규모가 웬만한 ‘재난 영화’의 수준을 넘어선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영화 전개가 논리적인 사건들로 진행되지 않고 ‘우연’이 남발되다 보니 전편에서 보여줬던 밀도 있는 긴장감은 찾기 어렵다. 이를 만회하느라 곳곳에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들은 웬만한 스릴러 매니아가 아니라면 영화 내내 온전히 눈을 뜨고 감상하기 어렵다. ‘1편보다 나은 2편 없다’는 속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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