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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레이어에게 듣는다] <10> 권승화 EY한영 회계법인 대표이사

"기업 구조개혁 돕는 특화 서비스 제공"

인력 구조조정만으론 생존 어려워 자발적 사업 구조 변화 늘어날 것

세무·리스크관리 등 유기적 연결… 4대법인 최초 '토탈 서비스' 도입

전문 자문 제공 내부조직도 신설


"기업 비즈니스의 구조개혁이 시작될 겁니다." 권승화(사진) EY한영 회계법인 대표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내지는 '자율적 사업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권 대표는 "이제까지는 인력 구조조정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맞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어두운 경제 전망의 근거는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전자, 자동차 등 전통적인 사업은 침체기를 겪고 마땅한 신성장 동력 사업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성장의 바통을 새로운 선수들에게 건네 주지 못한 상황에서 운동장 밖 환경은 불확실성을 높이며 국내 기업들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가 급락과 달러 강세, 엔화 약세로 인해 기업들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권 대표는 "최근 정부의 신년 보고 키워드 중 하나가 구조개혁이었는데 이는 기업에도 적용되는 말"이라며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시사하는 바처럼 올해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사업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목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재벌들의 백화점식 경영의 시대는 끝이 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명제를 상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생자승(生者勝,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 시대의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사회를 이롭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회계법인이라는 도구를 선택했다는 권 대표와 EY한영은 경쟁자들보다 앞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우선 기업들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을 돕기 위해 '토탈 서비스 체제'를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권 대표는 "기존 회계감사에 의존하던 회계법인의 틀에서 벗어나 세무·리스크관리·신사업발굴·전략수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감사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기업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처방전을 제공하겠다"며 "특히 중견기업의 전략 방향을 경영자와 함께 검토하는 '성장 동력 네비케이터' 프로그램을 시행해 방향성과 전략 실행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발적인 인수합병(M&A)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수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과정의 역량도 끌어올릴 예정이다. 권 대표는 "가령 한화그룹에 포함되는 삼성 방산 계열 직원들과 기존 직원들 간의 통합 작업은 그룹 안에서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제3자인 회계법인이 공신력 있는 성과지표를 통해 직원들을 통합하고 인력과 장비 등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협의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내부 조직도 신설했다. 가령 중국 비즈니스 서비스팀은 국내의 중국 비즈니스 전문가, 중국의 한국 전문 가, 또 글로벌 네트워크 인력이 함께 고객의 비즈니스 이슈를 지원하는 팀이다.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해 회계법인의 전통적인 사업영역인 회계감사의 품질도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감사 인력을 200명 이상 대폭 확충했다"며 "특히 금융기관쪽 감사 인력을 10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는 등 EY한영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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