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주변 건물들 '어찌 하오리까'

"옥상 출입문 잠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불의의 테러공격에 대비해 주한 미국 대사관 주변 빌딩의 옥상 출입문을 잠가야하는지, 화재에 대비해 열어놓아야 하는지 빌딩 관계자들이 고민하고 있다. 15일 미 대사관 주변 빌딩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미 대사관이 알 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공격 목표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 초부터 관내 고층빌딩들에 옥상을 폐쇄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주변 빌딩 관계자들은 그러나 옥상 문을 선뜻 폐쇄했다가 화재라도 발생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선뜻 응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소방법과 건축법상 5층 이상의 건물은 피난계단을 확보해야 하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항상 옥상 출입문을 열어놓아야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소방법과 건축법에 따르면 빌딩 옥상 문을 폐쇄할 수 있는 경우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옥상 문이 전자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열리거나 옥상 문 옆에 열쇠를 보관하는 경우 뿐이다. 빌딩 관계자들은 "관할 소방서가 상시 단속을 벌이고 있는 데다 단속에 걸릴 경우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경찰의 요청을 묵살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테러 위협과는 별도로 옥상 출입문이 폐쇄될 경우 흡연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전망이다. 지난해 7월1일부터 국민건강진흥법으로 건물내 흡연이 금지되자 일부 빌딩이 옥상에 흡연구역을 설치했는데 이들 빌딩은 이미 옥상 출입구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