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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노동부 실업대책
입력2000-11-16 00:00:00
수정
2000.11.16 00:00:00
알맹이 없는 노동부 실업대책
정부의 실업대책이 '수박 겉핥기 식'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노동부는 16일 실업률 상승억제ㆍ실직자 재취업교육 강화ㆍ공공사업 확대ㆍ실직가정 가계 안정자금지원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대책은 그동안 나왔던 방안들을 모아놓는데 그쳐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쏟아져 나올 실직자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노동부 김성중(金聖中) 고용총괄심의관은 "연말 기준 실업자가 9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실업률 상승억제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특히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는 5만여명에 대해서는 공공근로사업과 자영업 창업지원 등으로 흡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동절기 특별실업대책으로 건설일용직에 대해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대학졸업예정자를 포함한 미취업 청소년 1만4,000여명은 정부지원 인턴제를 도입, 현장근무 경험을 쌓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날 실업대책 발표는 부실기업 퇴출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계는 "눈에 띌만한 것은 전혀 없고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을 재탕ㆍ삼탕한 것에 불과하다"며 "당국은 아직도 실업난이 얼마나 심각하게 전개될 것인지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직자 대책으로 내놓은 임금체불 방지ㆍ퇴직금 보호ㆍ기업고용유지 지원 등도 임시방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특히 구조조정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지 않는 '무소신 대책' 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대책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 필수적인 예산이 태부족이다. 올 실업대책 예산은 6조4,177억원으로 99년 9조5,848억원에 비해 급감한 상태.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는 공공근로지원자금 6,000억원을 포함해 5조6,000억원 밖에 책정되지 않아 실업대책이 '립서비스' 에 그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부가 국회에 동의를 요청해놓고 있는 101조원 가운데 실업 및 복지예산 지출구조를 전면 재조정하더라도 실질적인 실업대책 재원은 터무니 없이 적다는 것이 노동계의 시각이다.
실업자의 규모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지난 9월말현재 80만여명인 실업자가 연말게 90만명, 내년 2월말에는 96만여명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더 나아가 정부 일각에서는 부실기업 정리로 실업자가 5만명정도 늘 것이지만 정보통신 분야에서 20만명의 고용효과가 있어 15만명의 일자리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원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기관은 연말기준 실업자가 최소한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업퇴출 과정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건설업체가 집중포화를 맞은 만큼 3.6~3.7% 정도의 실업률이 연말께는 1%포인트 이상 상승,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2~3월에는 실업자수가 최대 1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연구소도 있을 지경이다.
박상영기자
입력시간 2000/11/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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