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명동 거리에 위치한 이랜드 SPA(제조·유통 일괄 소매점) 브랜드 'STAFF(스탭)'1호점. 평일임에도 지하 1층·지상2층 규모(800㎡)의 대형 매장이 인파로 북적였다. 이랜드에 따르면 이 점포가문을 연 11일부터 주말 3일간 2만2,000여명이 매장을 찾았고, 예상치보다 매출이 30% 나 늘었다. 한번 구매 시 수십만원을 쓴 중국인 관광객의 기여가 컸다는 분석이다. 화이트· 블랙을 세분화해 북유럽 패션을 지향하는 이 브랜드는 이랜드의 11번째 SPA브랜드로, 중국인을 겨냥한 이랜드의 또 하나의 승부수인 셈이다.
명동에서 이랜드가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이랜드 천하'라 불릴 정도로 명동에는 뉴발란스·티니위니·미쏘·스파오·OST·로엠·로이드·애슐리 등 이랜드의 19개 브랜드 24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랜드가 외식업 브랜드 및 속옷 브랜드를 명동 상권서 철수시키고 있다. 명동 터줏대감인 이랜드의 20년 장수 속옷 헌트이너웨어를 비롯해 더데이언더웨어, 바디팝 등 란제리 브랜드가 명동 땅에서 잠정 철수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뽀조, 커피점 더 카페, 피자·파스타 전문점 피자몰 등 명동에 자리한 이랜드 외식 브랜드 역시 잠정 문을 닫고 명동 내 다른 구역에 재출점을 검토중이다
이랜드는 대신 2009년 SPA 브랜드 스파오 1호점을 명동에 입점시킨데 이어 후아유를 SPA브랜드로 바꾸고, 미쏘, 스탭 매장을 연이어 명동에 오픈하는 등 '브랜드의 SPA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 유동인구가 200만명에 달하는 명동은 몇 년 전부터 국내외 SPA브랜드의 치열한 격전장이 돼버렸다. 이곳에서 이랜드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컨셉이 다른 SPA브랜드를 선보이고 시너지 효과를 통해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속속 유입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외식 등의 여러 브랜드를 펼쳐놓기 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패션 계열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명동에서 매장의 인-아웃(IN-OUT)이 이뤄지는 등 맵핑(mapping) 작업이 한창이다"며 "단순히 매장과 브랜드 수를 늘리는 영토확장이 아닌 소수의 핵심 브랜드를 대형화해 매장의 효율과 질을 꾀하는 쪽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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