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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지금 글로벌마켓은 / 브라질

인플레 부담 커지고 채권가격 급락 가능성

■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전략 팀장



호세프 정권 재집권땐 글로벌투자자 자금 회수 전망

대선후에도 재정수지 나빠지면 신용등급 강등 우려



브라질에서 축구는 국가통합의 구심점인 동시에 과거 독재정권 시절부터 지배 이데올로기로 이용돼 왔다. 1930년대부터 정권이 축구를 대대적으로 지원했고, 마침내 1958년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통산 5회 월드컵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축구는 브라질의 정체성이 됐다. 그러나 1980년대 민주화와 2000년대 볼사 파밀리아 정책으로 지배 이데올로기로서 축구의 의미는 빠르게 약화되어 왔다. 호세프 정부는 이번 2014월드컵을 통해 하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고 축구를 경제성장을 위한 기회요인으로 삼으려 했지만, 독일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이번 월드컵이 브라질의 경제 활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생산과 가계소비 부문에서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돼 올 경제성장률은 1% 전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호세프 대통령과 경쟁자 아에시오 네베스의 2차 라운드(10월26일) 예상득표율 격차가 5%포인트(45% vs40%)로 좁혀졌다. 하지만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호세프 정권이 재선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에 따라 금리가 상승(기준금리 12.5% 안팎)해 브라질 채권의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브라질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지난 4년간 호세프 정권의 경제정책에 실망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대거 회수하면 환율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로 글로벌 자금의 대이동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지난해 여름과 같은 충격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브라질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전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어 대선 이후 에너지 가격이 한꺼번에 인상될 경우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새로운 경제정책을 실행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올해 4·4분기 이후 브라질 채권의 손실(환율 약세와 금리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초 새로운 정권의 경제정책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만약 재집권 이후 호세프 정권의 현재 경제정책이 유지된다면 저성장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며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야당으로 정권이 이전된다면 인도와 인도네시아처럼 브라질 주식시장이 20% 이상 상승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대규모 브라질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거시지표의 악화와 월드컵 이후 국민통합 실패 및 경제활력 저하, 식품과 전기료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부담, 10월 대선 이후 글로벌 투자자자들의 실망으로 인한 혼란 등으로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브라질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급락(헤알화 약세)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 이후에도 지난 4년간의 경제정책이 변화되지 않으면서 대외변동성 통제능력이나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1980년대와 1990년대 같은 채무불이행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성숙한 정치제도와 다변화된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외부 변동성에 대한 대응 능력도 상당하다. 브라질은 3,800억 달러 수준의 외환을 보유하고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브라질 자본시장에서 국채의 95%를 헤알화로 구성하고 있어 사태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브라질의 재도약은 대통령 선거에 달려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최상의 각본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현 정권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집권 이후 개혁 정책을 강하게 펼쳐나갈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브라질의 강력한 구조 변화를 바라는 상황에서 브라질이 대선 이후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일관적인 정책을 집행하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실천한다면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신용등급도 다시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브라질 투자가 각광을 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라기보다 재정책임법을 통한 정부의 재정 건전화 의지와 정부의 물가통제 노력 때문이었다. 현재 브라질에는 세입구조의 개혁과 연금 등 고정 지출구조의 개선과 더불어 재정 건전성, 정책의 투명성 등에 대한 강력한 구조개혁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으로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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