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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유산 경주
입력1999-07-08 00:00:00
수정
1999.07.08 00:00:00
그러나 경주는 70년대 들어 정부에 의해 추진된 경주개발사업으로 인해 보존보다는 기능성.편의성에 치우쳐 고도로서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되지 않았나 생각된다.3년 전 처음 경주를 방문한다며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일본인과 함께 경주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일본인은 경주에 20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것을 보고 어떻게 저런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으냐면서 실망해 하는 모습에 민망해 할 말을 잃었다.
경주에는 자랑할만한 문화유산이 많다 서양의 조각가들은 특히 석굴암을 보고 감탄한다. 석굴암의 석가여래상은 단단하고 잘 깨져 서양에서는 조각재료로 많이 사용하지 않고 소품에만 사용하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1,200년전에 이 거대한 석가여래상을 어떻게 그렇게 우아하고 아름답게 조각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고 완벽하게 보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경탄하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스페인이다. 매년 6,500만명의 관광객이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는 것은 투우가 아니라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도시의 문화유적을 보기 위해서다.
마드리드 근처에 가구공업이 발달한 것도 스페인 정부가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매연.폐수를 발생시키는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한 때문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프랑스의 경우도 이미 지난 1913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 문화재 둘레 500M 안에 신규건축을 금지해 일체의 다른 건조물이 문화재를 가리지 못하도록 했다. 또 유럽에서는 문화재 보호구역 내에서 개인건물도 일체의 변형이나 개조를 못하게 한다. 파괴된 유적의 경우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벽하게 복원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과 정성처럼 우리도 문화재를 아끼는 국민의 열성과 정부의 강력한 보호정책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길은 단지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 것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가 보존될 때 비로소 성숙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세계에 자랑할 문화유산인 경주를 잘 보존해 우리 후손과 세계인에게 부끄럽지 않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 책임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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