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4까지가 옆구리붙임의 정석 수순이다. 여기서 다카오는 자기의 세력을 일관성있게 키우지 않고 흑35로 뛰어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다카오 명인이 상대방을 많이 의식하고 있군요. 실리를 좋아하는 장쉬를 상대로 맞이한 터에 백의 실리가 될 자리를 당장 폭파시키려 하다니. 어쨌거나 박력만점입니다.”(고마쓰 9단) 백이 36에 뛰어나올 때 고립된 흑35를 돌보지 않고 흑37로 재차 걸쳐간 것이 다카오의 구상이었다. 백의 입장에서는 36으로 달리 둘 도리가 없다. 좀더 강경하게 둔다면 참고도1의 백1이지만 그것은 흑에게 2에서 6으로 실속을 파먹혀 껍질만 남게 된다. 백38이 놓일 무렵 홍익동 한국기원에도 검토 테이블이 마련되었다. 오늘의 주역도 윤현석9단과 서봉수 9단. 윤현석은 바둑TV의 해설을 위해 거의 모든 대국보의 심층 연구에 나서고 있으며 서봉수는 그러는 후배에게서 뭔가를 배울 욕심에 해설실마다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다. 서 9단은 청소년 기사들을 만나면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의 나이 55세. 23세의 베트남 신부와 재혼한 그는 최근 연구열이 부쩍 늘었다. “회춘한 모양이야.” 농담을 던지면 그는 정색을 하고 대답한다.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이지.” 흑39로는 참고도2의 흑1에 집어넣는 수단도 성립된다. 그것이면 흑13까지 상변의 흑진을 최대한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배석 상황에서는 백14의 침입이 통렬하므로 그렇게 둘 수는 없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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