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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외관 검사장비업체인 인텍플러스의 대전 사옥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남들은 다들 어렵다고 할 때 태양광과 LED 외관 검사로 사업영역을 꾸준히 넓혀왔고 덕분에 새로 들어온 직원들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임쌍근 대표는 "솔라(태양광)와 LED 분야로 사업분야를 확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2008년말 처음 신사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모든 게 불확실했는데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값진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162억원의 매출에 2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995년 창업 이래 최대의 실적을 달성해 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의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터에 오히려 고속성장을 거듭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올들어서도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에 버금가는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연말까지 3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 대표는 "모든 기술벤처들이 꿈꾸고 있듯이 인텍플러스도 내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기술벤처로 빠른 시일 안에 매출 1,000억 클럽에 가입하는 게 임직원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인텍플러스의 성공은 외부의 위기에 굴하지 않고 남다른 핵심기술과 맨파워를 앞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던 2008년 겨울. 임 대표 역시 내년도 사업계획은 고사하고 직원들 임금까지 삭감해야 할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 임 대표와 임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경영난 타개방안을 모색한 끝에'위기는 오히려 기회'라는 신념아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주변에선 무모한 시도라고 만류했지만 반도체 외관 검사에서 태양광ㆍLED 외관검사 분야로 진출한 것이다. 당시로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불과 1년 반이 지난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영역 확장이 결코 쉽지 않았다. 임 대표는 당시 은행에서 추가 대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텍플러스의 흑기사로 등장한 곳은 다름아닌 기술보증기금이었다. 업체의 탄탄한 기술력을 믿은 기보는 아무런 담보도 없는 회사에 30억원의 운영자금을 대출하도록 보증지원을 제공했다. 지금이야 회사가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지만 2000년 초반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겼을 당시만 해도 가진 것이라곤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 뿐이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은행에서도 담보가 없는 기술벤처에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사업을 진행하는데 애로점이 많았다. 임 대표는 "기술 벤처의 가능성은 능력 있는 기술자들과 핵심 기술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며 "우리는 카이스트 출신 박사가 5명, 석사가 1명 참여하고 있어 경쟁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낮아 유능한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사업이 더 진척을 보지 못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술벤처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임 대표는"초기 창업가들은 기술력만 믿은 나머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며 "하지만 거기에 함정이 있는 것을 모르고 사업을 추진하다가 결국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케팅 조사를 철저히 한 뒤 도전해도 늦지 않는다"며 "기술자들이 창업한 후 실패하는 이유를 보면 기술적 실패가 어니라 시장 진입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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