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금융' 논란을 초래했던 차기 BS금융지주 회장에 성세환(61ㆍ사진) 부산은행장이 내정됐다.
BS금융지주는 2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성 행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성 행장은 오는 8월14일 개최되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이장호 회장에 이어 부산은행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BS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신입 행원으로 입행해 은행장을 거쳐 회장 자리를 꿰찬 것은 성 회장 내정자가 최초다.
성 회장 내정자는 부산 배정고와 동아대를 졸업한 뒤 부산은행에 입행해 주요 요직을 거쳤다.
성 회장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획통'이다. 부행장 재직 시 경영기획본부를 맡아 사업 다각화 등 성장 전략을 짰다. 2010년 부산은행이 최대 라이벌인 대구은행을 제치고 지방은행 중 1등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2009년 BS선물을 BS투자증권으로 전환하며 증권업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 BS캐피탈 설립, 2011년 지주회사 설립과 자회사인 BS정보시스템ㆍBS저축은행을 설립하는 등 금융그룹 구축의 기반을 잡았다.
지난해 은행장 선임 이후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금고은행 재선정, 지역은행 최초 중국 칭다오지점 개설 등 장기적인 성장 인프라를 구축했다. 덕분에 부산은행은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3,517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마이너스 11%의 성장세지만 시중은행들이 같은 기간 평균 마이너스 23%의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1ㆍ4분기에도 당기순이익 913억원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 회장 내정자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올 3월 직원들을 자택으로 초청할 정도의 허물없는 스킨십과 친화력이 강점이다. 관치금융 논란으로 상처가 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적격자다. 성 회장 내정자 역시 이를 의식하듯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화하고 영업 효율을 높여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 안팎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 회장의 그림자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성 회장 내정자는 이 회장의 네트워크 위에서 본인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조직을 장악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경남은행 인수 여부에 따라 지방의 맹주를 넘어 시중은행에 버금갈만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인수 실패 시 성 회장 내정자에게 책임론이 제기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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