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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발 내수 충격파…놀이공원 60%↓ 영화관 54.9%↓프로야구 관중 38.7%↓
■기재부,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 발표
메르스 발병 이후 아시아 내 방한 취소관광객만 3만5,000명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쇼크가 내수시장에 초강력 ‘쓰나미’를 몰고 온 것이 정부 공식 집계로 확인됐다. 6월 첫 주 영화 관람객이 전년 동기 대비 54.9% 급감한 것을 비롯해 프로야구 관중은 38.7% 뚝 떨어졌다. 박물관 관람객은 같은 기간 무려 81.5%나 줄어들었다. 5월 넷째 주까지만 해도 전년과 비교해 10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던 놀이공원 입장객은 6월 첫주로 접어들면서 60.4%나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메르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문화와 여가 등 서비스 업종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과 대응방안’ 자료를 통해 “메르스와 관련한 불안 심리로 6월 첫 주간 소비·관광·문화·여가 등 서비스 관련 업종이 일제히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책임지는 백화점,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고 외식도 크게 줄었다. 연말 크리스마스와 함께 최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관련 의류와 레저용품 구매 등으로 특수를 기대했던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은 매출 급감에 좌불안석이다.
우선 6월 첫 주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병일(5월 20일) 이전 5월 1·2주 평균 대비 무려 25.0% 뒷걸음질쳤다. 이는 세월호 악재로 바닥을 기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5% 감소한 수치다. 대형 마트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6월 첫 주 매출액은 5월 1·2주 평균 대비 7.2%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반면 반사작용으로 인터넷 상거래 규모는 5월 초 보다 3.2% 증가했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관광·문화·여가 생활이 위축되면서 음식점 카드 사용액이 감소하고 외식업체 평균 매출액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6월 첫 주 음식점 카드 사용액은 5월 1·2주 대비 12.3% 급감했다. 외식산업협회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무려 36%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 업종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다.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방한 취소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메르스가 발생 시점인 5월 20일에서 6월 1일까지 13일 동안 방한을 취소한 외국인은 총 2,65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2일(4,367명), 3일(4,884명), 4일(8,593명), 5일(1만 8,297명)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누적 기준 관광객 취소는 중국인이 2만 55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열차 이용률과 항공기 탑승률도 둔화되고 있다. 5월 1·2주 철도 이용률은 좌석 수 대비 탑승객이 139.8%에 이르렀으나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된 6월 첫주에는 105.1%로 34.7%포인트나 급감했다. 항공기 이용률도 같은 기간 국제선의 경우 77.4%에서 71.9%로 5.5%포인트, 국내선은 4.4%포인트 감소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한 불안 심리로 관광·여가 업종을 중심으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추가 확산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장기화 되거나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소비 등 전체적인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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