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든다. 경남 지역의 중소기업 영업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경남은행을 둘러싸고 BS금융(부산은행), DGB금융(대구은행), 경남상공인연합회 간 '인수 4파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업은행은 수도권 내 영업기반은 좋지만 경남 지역은 그렇지 않다"며 "경남 지역에는 조선ㆍ자동차ㆍ기계산업 등의 중소기업들이 많아 인수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다른 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경남은행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조 행장은 "시장에서는 입찰금액으로 1조원 전후를 예상하고 있는데 회계법인이 실사를 해봐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실무작업에 돌입했으며 금융당국에도 인수전 참여의사를 이미 전달했다.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서 제출마감(23일)을 10여일 앞두고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전에 가세함에 따라 매각구도는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BSㆍDGBㆍ경남상공인연합회 등은 자신만의 명분을 근거로 인수의지를 불태웠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정서 문제나 취약한 자금조달 능력 등과 같은 한계점이 드러나면서 매각전망이 불투명했는데 기업은행은 이 같은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기업은행 역시 언젠가는 민영화돼야 하는데 같은 정부 지분 소유 은행을 인수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금융계의 다른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과거 우리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