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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외국인 선택 주목하라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센터장


세상을 살다 보면 아주 답답한 순간에 찾아오는 반전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건들로 인해 인생이 바뀌기도 해서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주식시장도 이미 익숙해진 횡보국면에서 조용히 반전이 시작되고 있다. 바로 외국인이다. 3월 말 이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원 정도를 순매수했다. 수급주체가 없던 국내 증시 측면에서 보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초 이후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던 외국인의 마음이 바뀐 이유는 뭘까.

첫째,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가 좋은 약이 될 수 있었던 시점이다. 최근 발표된 부동산 개발업체 증자 허용, 대기업 우선주 발행 허용, 보장성 주택건설 및 판자촌 재개발에 2조위안 투입발표 등이 신흥국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둘째, 국내의 경우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구조적인 위험이 낮은 편이다. 중국의 신용스프레드(10년물 BBB회사채 수익률-국채)는 10%포인트를 넘는 반면 한국은 3.8%포인트 정도 된다. 국내 기업들의 위험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한국 증시의 비중을 너무 낮게 가져갔다. 한국과 유사하게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구성된 대만·인도 증시에서 외국인은 연초 이후 각각 2조6,000억원과 3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참고로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3조5,000억원 순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국 증시의 외국인 매매패턴이 유사했다. 넷째, 국내 기업들의 현금 보유비중이 높기 때문에 투자나 배당을 할 여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 중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90조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비중이 12%대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경기 회복시 상대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코스피가 2,000을 넘어 안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가끔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무엇을 살까를 고민한다. 그러나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기업리스트는 한정적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가총액 상위기업 즉 대형주들로 외국인의 관심은 집중될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한국물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국내의 대형주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보면 투자 매력이 상당히 높다. 4월은 외국인이라는 봄바람을 타고 대형주가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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