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아버지란 이중적인 존재다. 사춘기에는 반항하고 대들기 일쑤지만 정작 본인이 장성해 아버지가 됐을 때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보여줬던 처진 어깨의 의미를 깨닫고 아린 가슴을 느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부자(父子)관계란 자석의 N극과 S극 같아서 떨어져 있어도 항상 서로를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MBC '베스트극장'은 아버지와 아들 간의 끈끈한 정을 그린 '봉재, 돌아오다'(연출 김진민,극본 조인란)를 2월3일 오후11시40분에 방송한다. 사춘기 소년 준호(안용준)는 아버지 정희(권해효)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 외의 가족은 없다. 준호의 할머니는 예전에 돌아가셨고 엄마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할아버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영화에 미쳐 아버지와 할머니를 두고 집을 나갔다고 한다. 그런 할아버지, 봉재(최정원)에게서 어느 날 전화가 온다. 봉재는 아들과 손주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몇 십 년 만에 3대의 만남이 이뤄진다. 정희에게 아버지 봉재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간 무책임한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봉재는 아들 정희의 구박쯤은 웃어 넘긴다. 준호 역시 그런 할아버지가 싫지 않다. 그러나 봉재, 정희 부자의 수십 년 동안 쌓인 마음의 앙금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봉재와 다투던 정희는 봉재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결국 집을 나간 봉재. 얼마 후 노인요양소에서 봉재를 보호하고 있다는 연락이 온다. 드라마는 봉재와 정희를 중심으로 부자 사이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노인요양소에 있는 봉재를 찾아나서는 정희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정을 보여준다. 여기에 준호를 아끼고 사랑하는 정희를 통해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무와 역할이 무엇인지도 보여준다. 제작진은 "오랜 세월 떨어져 살았지만 결국 함께 살게 되는 봉재네 가족 이야기를 통해 가족에 사이의 정을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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