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과학기술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산업으로 기대되지만 일부에서는 상품화가 지연된다는 점에서 과열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부 종목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능형로봇 관련주인 마이크로로봇ㆍ그랜드포트ㆍ다사로봇ㆍ유진로봇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오는 2013년까지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내 시장 규모 4조원, 해외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하고 5년간 약 1만4,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지능형로봇 산업 청사진을 제시하자 이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주항공주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최초의 한국형 위성발사체 발사 소식에 힘입어 인공위성 개발 업체인 쎄트렉아이는 올 들어 260%나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관련 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국내외의 줄기세포 연구지원 등 바이오 산업 부흥 기대에 디오스텍이나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학기술주의 급등에 대해 지난 1998년 이후 환란탈출 시기 정보기술(IT) 버블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막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정부에서 일부 업종에 대해 버블을 만들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또 아직 미개척지인 과학기술 분야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미 상업화가 상당히 진행된 풍력이나 태양광 등의 경우 한 차례 버블시기를 거쳤다. 풍력주의 대표주자인 태웅은 지난 2007년 초 3만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그해 말에는 13만3,900원까지 올랐다. 태양광의 OCI(옛 동양제철화학)도 2007년 초 4만원에서 1년 만에 10배인 44만3,000원까지 올랐다. 태웅과 OCI는 지금은 각각 8만5,500원, 23만2,5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기급등 우려가 작용한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유가하락으로 이들 산업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자동차 관련 주도 미래 산업으로 주목되면서 각광 받고 있다. 문제는 특정 업종이 유망하다고 해도 어떤 종목이 끝까지 살아 남아 대박을 터뜨릴지가 미지수라는 데 있다.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은 “경제위기 해소와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버블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함께 성장하더라도 결국 승자와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업으로 엇갈린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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