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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상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입력2003-12-16 00:00:00
수정
2003.12.16 00:00:00
임석훈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입액은 사상 최고치인 38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에너지수입액이 늘어난 것은 올해는 이라크전쟁을 전후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2% 정도로 예상되는 반면 원유도입 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배럴당 4달러 이상 오른 29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우리경제 여건상 에너지절약은 안정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때로는 진부하다고까지 폄하되는 에너지절약은 우리경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핵심이다.
오늘날의 에너지절약이 과거와 같은 형태일 수는 없다. 현재 에너지절약의 화두는 기기와 시스템의 고효율화다. 사용하는 기기의 에너지효율을 가능한 한 높이고, 건물이나 산업현장에서의 각종 시스템을 에너지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최적화시켜 원천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도, 에너지절약마크제도, 고효율기자재 인증제도 등 세 가지 효율관리제도가 시행중이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이 같은 효율관리제도를 통해 가전기기의 효율을 꾸준히 관리해온 결과 현재 우리나라의 일부 가전제품의 효율은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높아졌다. 또 최근 들어서는 건물에도 에너지효율개념을 도입해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는 설계단계에서부터 고효율기자재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건물에너지효율인증제도를 실시하여 아파트에도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에너지효율등급을 매기도록 하고 있다.
전체 에너지의 55%이상을 사용하는 산업부문에서의 에너지절약도 중요하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산업체에 대해 관리진단을 통해 에너지절약요소를 찾아내고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또 자발적협약제도, 에너지절약기술정보 협력사업,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제도 등을 시행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에너지절약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발적협약의 경우 향후 5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47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수입비용이 큰 만큼 에너지절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도 크다. 실제로 산업체의 에너지관리진단 결과를 분석해보면 사업장별로 평균 10%가량의 절약요소를 찾아낼 수 있으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경우도 고효율기기를 사용할 경우 일반기기에 비해 30% 이상의 에너지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에너지절감 투자를 통해 사용하는 에너지의 10%만 절약하더라도 연간 39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에 대한 비용부담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산업체의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자금을 장기로 지원하는 한편 투자금액의 7%를 세액공제하여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에 따른 부담을 줄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고효율 유도전동기와 같이 확실한 절약효과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장려금을 무상으로 지급, 사용을 유도하는 한편 일반 가정에 대해서도 단열이 안 되는 주택의 단열시공에 필요한 자금을 장기저리로 지원중이다.
과거의 에너지절약이 사용자의 노력에만 의지했던 것이라면 오늘날의 에너지절약은 기술과 투자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체의 대형 설비를 절약형으로 교체하는 것과 가정에서 고효율기기를 선택하는 것은 그 규모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바로 기술과 투자를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이용효율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인 투자비 부담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에너지절약 효과를 감안한 과감한 에너지절약 투자가 필요한 때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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