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눈높이를 낮추면서 200만원대 목표주가가 자취를 감췄다.
8일 한국투자증권은 200만원이던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80만원으로 낮췄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200만원 목표가를 유지하던 한투는 "지속 가능한 스마트폰 이익률 확인 및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줄 때까지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낮다"며 "내년 연간 영업이익도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로 지난해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목표가 하향 배경을 밝혔다.
200만원을 유지하던 외국계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맥쿼리가 이날 4·4분기 어닝쇼크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조정을 감안해 목표가를 2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내렸고 실적발표 전인 지난 3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210만원이던 목표가를 19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 밖에 국내에서는 삼성증권·메리츠종금(190만원→180만원), 아이엠투자증권(188만원→182만원), 한화투자증권(190만원→175만원), IBK투자증권(180만원→170만원), 신한금융투자(175만원→165만원)가 목표가를 내렸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맥쿼리를 포함해 다이와(180만원→170만원), 골드만삭스(175만원→170만원), 도이치(180만원→170만원) 등도 하향 행렬에 동참했다.
증권사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애플의 대형 사이즈 스마트폰 출시 가능성이 삼성전자 주가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저평가 메리트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 역시 제한할 전망이라 당분간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1·4분기까지는 이렇다 할 신제품이 없어 더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다만 2·4분기부터는 전략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신제품과 신규 반도체가 출시되면서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목표가는 하향했지만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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