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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열·혼탁의 핑계

『기업이나 언론사는 지부가 행사를 하는데 본사가 구경만 할 수 있느냐』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구로을, 시흥, 안양시장 재·보궐선거가 과열·혼탁 양상으로 치닫는 가장 큰 이유가 중앙당의 지나친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한가족론」을 펼치며 이같이 응수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에서 공천했으므로 자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합법이냐 탈법이냐를 따져야지 중앙당의 후원 여부를 왜 물고 늘어지느냐』고 반문했다. 중앙당의 과열경쟁으로 임시국회가 본연의 임무인 법안 심의를 내팽개친 채 절반이상 허송됐고, 정치개혁 협상마저 지연되고 있지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더욱 걸작이다. 이 관계자는 『(국회를) 열어봤자 한나라당이 협조안해 어차피 교착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예전에 밥먹듯 하던 불법선거를 이젠 우리쪽에 뒤집어 씌운다』고 야당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빴다.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정국추이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어서 원내활동을 지휘하는 고위당직자가 이런 심정을 갖게 된 배경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여당의 책임있는 인사가 집권당을 기업과 언론사와 동일시해 과열·혼탁선거를 당연시한 것은 정치권의 자기비하와 무엇이 다를까. 또 지역주민 대표를 뽑는 선거에 중앙당이 필요이상 지원에 나선 결과 불법, 탈법, 흑색선전, 맞고발의 상승작용을 불러 정치불신을 확대시킨 측면은 과연 없었다는 말인가. 투표참여율이 30%안팎에 불과한 재·보궐선거에 여야 각당의 고위당직자들까지 부나비처럼 달려드는 모습은 안스럽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거는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면 손을 맞잡고 공명선거를 다짐한 뒤 돌아서자마자 서로 불법, 탈법의 길로 질주하는 것이 관례화된 수순이었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후보들의 공명 서약식, 중앙당의 과열·혼탁 자제성명이 나왔고 이후 탈법으로 치닫는 관행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이날 온갖 변명에 열을 올리던 이 관계자도 『당초 중앙당 개입자제를 밝히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럴려고 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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