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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기아車 수출기반 흔들

기아자동차의 수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이 한달 째 지속되면서 해외 딜러들의 항의가 속출하고 서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차질이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쏘렌토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튼실하게 쌓아왔던 브랜드 이미지도 빠른 속도로 내려앉는 양상이다. 21일 기아차에 따르면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8월중 선적을 목표로 했던 4만8,850대중 6,500여대만이 선적돼 진도율이 15%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7월에도 엔진의 50%를 공급하는 현대차의 장기 파업까지 겹치며 3만3,900대만을 선적한데 그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수출 선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해외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계약 포기 움직임까지 발생하는 등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판매 딜러는 지난 19일 본사에 보낸 서한에서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제발 차를 공급해달라. 고객들을 다 잃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려를 전달해왔다. 아테네 현지 대리점도 “9월부터는 재고가 없어 차를 팔 수가 없다”며 조기 공급을 요청해왔고, 카나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으로부터 항의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서유럽 시장은 올들어 성장세를 구가중인 곳으로 적시 공급이 절실한 상황. 하지만 장기 파업으로 쏘렌토는 벌써 넉 달 가량 주문이 밀렸고, 리오, 카렌스 등 유럽 지역의 인기 차종들도 주문 적체일이 2개월치에 이르는 상황이다. 미국시장도 아직 현지 재고는 남아있으나 9월부터는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 관계자는 “쏘렌토나 카니발 등 미국 현지에서 인기 있는 RV(레저용 차량) 모델의 경우 9월부터는 판매차질이 예상된다”며 “미국시장은 그 동안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 것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달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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