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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층,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빌딩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바로 옆에 세계 최대 쇼핑몰인 '두바이몰'이 있다. 축구장 78개 크기와 맞먹는 54만8,762㎡ 면적에 1,200개의 매장과 2개의 대형 백화점, 120개의 식당, 또 세계 최대 아쿠아리움과 실내 아이스링크장을 갖추고 있다.
주말 오후 사람들로 가득 찬 두바이몰에서 '중동은 쇼핑몰 문화'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한낮에 야외활동이 어려운 기후 탓에 중동 각국의 국민들은 모든 여가활동을 쇼핑몰에서 즐긴다.
삼성전자는 두바이몰의 가전매장들 중 가장 큰 규모(850㎡)로 브랜드 숍을 운영 중이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신형 TV와 갤럭시S3 등 휴대폰 코너는 늘 인기다. 별도의 체험공간에서 갤럭시 노트2에 관심을 보이던 싱가라 벨루씨는 "최근에 삼성 TV 중 7시리즈를 샀는데 성능은 물론이고 어떤 브랜드보다 독창적인 제품이었다"며 "태블릿 PC도 갤럭시 노트 10.1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 휴대폰도 삼성 제품으로 바꾸고 싶어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두바이몰에서 만난 에미리트항공사 직원 김지윤씨도 "휴대폰의 경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가 나온 후 나는 물론 회사 동료 대부분이 이 제품들로 갈아탔다"며 "주변에 10명 중 9명은 삼성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이폰5가 삼성제품을 따라잡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렇게 중동에서 국산 휴대폰과 가전의 인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대아랍에미리트(UAE) 휴대폰 수출은 지난 2010년 3억497만달러 규모에서 2011년 3억7,847만달러로 크게 증가하며 수출 품목 중 2위를 기록했다. TV가 2억9,255만달러로 4위였다.
UAE 수출품 중 1위를 기록한 제품은 자동차다. 2011년 전년 대비 140% 늘어난 7억8,389만달러를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석유가 펑펑 나는 나라답게 UAE의 기름 값은 우리 돈으로 리터당 500원 안팎에 불과하다. 덕분에 중동 사람들은 대체로 큰 차를 선호한다. 중대형차 중심의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차 업계.
하지만 현대ㆍ기아차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7년 현대ㆍ기아차의 중동시장 판매 규모는 19만9,427대로 20만대를 넘지 못했지만 2010년 43만6,782대로 수직 상승한 후 지난해 11월 말까지 46만5,019대를 판매해 연 판매량 5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경우 시장 특성에 맞게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고급 대형차 중심의 판매전략을 편 것이, 기아차는 K5의 선전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태환 현대차 중동지역본부장(상무)는 "지난해 에쿠스가 중동 지역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고품질의 대형차중심 전략이 주효해 이 지역 판매가 증가했다"며 "앞으로도 품질을 기반으로 딜러망 확충, 고객 서비스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나가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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