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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차시장 대격돌] 3. 자동차, 이제 세계시장이다
입력1999-03-08 00:00:00
수정
1999.03.08 00:00:00
현대와 대우가 국내 자동차시장을 양분하면서 정면으로 격돌하게 됐지만 세계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두 회사 모두 아직은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하다.크라이슬러와 벤츠의 합병, 포드의 볼보 인수 등으로 세계자동차시장은 바야흐로 격변기를 맞고 있으며 현대와 대우도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는 『2010년대에는 연산 생산대수가 500만대에 달하는 6개사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말 세계자동차 연간 생산대수는 5,348만대로 한국이 3.6%를 차지하고 있다. GM이 750만대, 포드가 680만대,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400만대, 폴크스바겐이 458만대, 도요타가 445만대, 혼다가 234만대에 달하고 있다.
이에반해 지난해 국내자동차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는 모두 195만4,000대. 내수는 78만대에 불과하고 수출이 136만대다. 3대중에 2대는 수출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수출을 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수출비중이 높지만 그동안 한국 자동차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좋은 차」보다는 「싸구려 차」로 인식되어왔다. 성능보다는 가격으로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이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싸구려 차」의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시장인 미국시장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서는 더이상 가격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터포스트 등 유력신문들이 잇달아 한국차의 성능을 높게 평가하며 현대의 EF쏘나타를 일본의 캠리나 어코드를 대체할 차세대 자동차로 평가했다. 또 최근에는 대형차 그랜저 XG가 미국에 상륙하는 등 중대형차의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대우 마티즈는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대와 대우자동차가 함께 발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시장쟁탈을 위해 혈전을 벌이더라도 수출무대에서는 현대·대우 모두 한국 자동차로 인식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회사의 차가 이미지를 흐리면 한국차 전체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만큼 수출시장에서는 현대와 대우가 공조체제를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자동차회사들이 세계적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연구개발투자 확대 부품공용화 물류비 절감 선진업체와의 제휴 환경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부품공용화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 자동차부품은 2만개가 넘는다. 대형화·전문화를 통한 부품산업 육성에 한국자동차산업의 앞날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자동차공업협회장에 선임된 강병호 대우자동차사장은 『현대와 대우간에 부품공용화가 가장 급선무』라며 『계속 양사간 협의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생산원가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공장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차량을 공유할 경우 원가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연구개발비도 선진국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올해 현대가 8,900억원, 대우는 5,800억원으로 GM의 82억달러(10조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내업체들은 고급차부문, 고기술을 요하는 부문, 연구개발투자, 환경친화적 신차개발에서는 기본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들과의 1대 1 경쟁에서는 자본과 기술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전략적제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가 현대와 GM이 대우와의 합작을 모색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협상은 부진하다. 현대는 기아정상화, 대우는 삼성합병이라는 문제에 발목이 잡혀 세계적 조류에 편승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호의 새로운 선장이 된 정몽구와 자동차에 마지막승부를 걸었다는 김우중. 두사람의 어깨에 한국자동차산업의 앞날이 달려 있다. 【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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