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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女흡연자 지하철 화장실 애용
입력2004-08-30 07:32:55
수정
2004.08.30 07:32:55
담배자판기 성인인증제도 별 효과없어
담배를 피우는 여성과 청소년의 80%가 금연 공공시설인 지하철의 화장실을 흡연장소로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청소년이 가게나 인터넷 등을 통해 담배를 구입하고 있고 일부는가족의 신분증을 몰래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자동판매기의 성인인증제 도입에도불구하고 청소년들이 담배를 구하는데 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30일 한국금연연구소(소장 최창목)가 부산지하철 이용자 1천753명을 대상으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중.고교생)의 경우 조사대상 523명 중 27.9%인 146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여성(19~30세 446명)은 흡연율이 22.9%에 달했다. 성인 남성(784명)의 흡연율은 61.4%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대상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국내 전체여성 흡연율(5.9%)의 4배나 됐으며 흡연을 시작한 시기는 초.중.고교 때가 30%에 달했다.
또 여성의 경우 77.5%가 지하철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응답했는데 `매일피운다'는 비율이 무려 53%나 됐다.
청소년은 전체의 78.8%가 지하철 화장실을 흡연장소로 이용하고 있었는데 `매일피운다'는 응답자는 32.2%로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성인남성의 경우지하철 화장실 흡연비율이 54.1%로 낮은 편이었다.
이는 니코틴 중독상태에 접어든 여성과 청소년의 경우 흡연욕구가 찾아오면 공공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독자적 공간'인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최창목 소장은 분석했다.
또 청소년이 담배를 구하는 경로는 담배가게가 54.1%로 절반을 넘었고 인터넷등 온라인 이용 17.8%, 자판기 11%, 친구의 담배 7.5%, 부모의 담배 6.2%, 낱개비구입 3.4%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담배가게 등을 통한 담배구입이 손쉽게 이뤄지고 있다보니 자판기의 성인인증제도 실시(7월 29일) 이후에도 청소년들이 담배를 구하는데 별 어려움을 겪지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담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이 있느냐'는질문에 84%가 한번도 그런 경험이 없다고 대답했다.
특히 상당수 청소년들이 자판기에서 담배를 구입하기 위해 가족의 주민등록증등을 이용한다고 밝혀 청소년의 흡연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한 성인인증제도가 사실상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밖에 이번 조사대상 청소년과 여성들이 즐겨 피우는 담배는 외국산이 70%로국산(30%)보다 월등히 높았고 하루 흡연량은 한갑(27.4%)이 가장 많았고 한갑이상(21.7%), 15개비(22.2%), 10개비(15.7%) 등의 순이었다.
한편 학교에서의 금연교육 실시여부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48.6%, 젊은 여성의 78.7%가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대답해 청소년 및 여성의 흡연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금연교육이 시급함을 반증했다.
최창목 소장은 "이번 조사결과 젊은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이 심각한 수준이고특히 공공시설인 지하철이 흡연장소로 이용됨으로써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인터넷을 이용한 청소년의 담배구입을 차단할 대책마련과 함께 PC방.만화방 등에서의 낱담배 판매에 대한 단속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아울러 각 가정에서도 자녀가 부모 등의 주민등록증으로 담배자판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 줄 것을 최 소장은 당부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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