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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즐겁게] (영화) 한국영화 삼총사 설스크린 총공습
입력2004-01-19 00:00:00
수정
2004.01.19 00:00:00
김희원 기자
`실미도`와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박빙의 승부에 한동안 움추렸던 영화가가 설 연휴에 맞춰 대폭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우리 영화계도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최대 흥행 대목 중 하나인 설 연휴를 준비하고 있다. 16일 선보여 설 연휴 새로 관객과 만날 우리 영화들은 자체적인 내부 검열(?)에서도 살아남은 작품들. `실미도` `반지의 제왕3`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일정을 피하다 보니 여타 영화들의 개봉 일정이 한데 몰렸고, 결과적으로 영화사 및 배급사 등의 자체 조율에서 살아 남은(?) 영화들만이 개봉의 영광을 안게 됐다.
◇말죽거리 잔혹사=평단의 평가에 있어 일단 유리한 위치를 점유한 작품. 권상우 한가인 이정진이 출연해 유신 말기 무렵의 학창 시절을 그린다. `빨간책` `리샤오룽(李小龍)` `떡볶이집의 DJ 박스` 같이 시대의 단면을 드러내는 삽화들도 영화적 묘미를 더한다. 강남의 신생고로 전학온 현수(권상우)는 교내 최고의 주먹인 우식(이정진)과 우연한 기회로 가까워 진다. 하지만 짝사랑하는 인근 여고생 은주(한가인)의 마음을 우식이 빼앗자 삶의 의욕을 잃는다.
◇빙우=`산악 멜로`를 표방한 김은숙 감독의 데뷔작. 중현(이성재)과 우성(송승헌)은 알래스카에서 함께 조난 당한 뒤 얼음 동굴 속으로 대피한다. 추위 및 공포와 싸우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지켜주는 기억이 한 여성 경민(김하늘)에게 겹쳐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두 남자가 기억하는 한 여자의 모습을 차츰 풀어간다는 점에서 여타 `삼각 멜로`와 구별되지만 이러한 얼개의 묘미를 십분 활용했다고 말하기엔 못 미치는 구석이 많다. 멜로 전개에 치중하다 보니 산악 장면의 비중도 다소 빈약하게 묘사됐다.
◇내사랑 싸가지=`엽기적인 그녀`와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인터넷소설 영화화 바람에 편승해 관객과 만나게 된 영화. 드라마 `다모`로 성가를 높인 하지원과 탤런트 김재원이 동반 출연한다. 명문대 법대생인 형준은 하영이 자신의 자동차를 흠집내자 수리비 대신 100일간 `노예계약`을 제시한다. 이후 형준은 하영의 과외교사로 재등장, 신세대적 사랑이야기의 한 전형을 엮어간다.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삼수생의 사랑이야기` 등 올해 줄 이을 인터넷 소설 원작 영화 가운데 테이프를 끊는 작품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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