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경제 장기불황 비화가능성/세계증시 대폭락 배경·파장
입력1997-10-29 00:00:00
수정
1997.10.29 00:00:00
최성범 기자
◎동남아서 촉발 미·유럽 등 강타/미·일 등 주요국간 정책협조 절실/“이제 시작”공황심리 확산일로1929년 대공황을 연상케 하는 금융공황의 악령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7월 동남아에 나타났던 금융공황의 악령은 지난주 홍콩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데 이어 27일엔 미국을 강타한 뒤 일본과 중남미 그리고 유럽의 증시마저 위협하고 있어 전세계를 삼켜버릴 기세다. 바야흐로 전세계에 걸친 금융공황인 셈이다.
문제는 금융공황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최근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현재의 금융공황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잘 알 수 있다. 공황심리가 마치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2일 태국이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면서 촉발된 통화위기는 인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쑥밭으로 만든뒤 잠시 수면 아래로 잠복하다가 지난주엔 홍콩에서 터져나와 아시아 전체로 퍼졌다.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뉴욕증시의 불안감을 극도로 확산시켜 지난 87년10월 블랙먼데이를 능가하는 폭락사태를 야기했고 중남미와 유럽등 세계전체로 급격히 확산되는 등 마치 도미노현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폭락은 다시 아시아에 영향을 미쳐 한때 회복기미를 보이던 홍콩주가가 다시 폭락세를 보였고 동경증시의 닛케이(일경)지수도 뉴욕주가의 폭락의 영향을 받아 28일에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됐다.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미국, 유럽지역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아시아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상승작용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홍콩의 주가가 폭락한 이후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자금회수에 나서자 뮤추얼펀드(투자신탁)등 미국계자본들은 보유주식을 다시 매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금융위기의 악순환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동반 폭락사태는 단시일내에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황심리가 가라앉긴 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항생지수는 장기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8천포인트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8일 홍콩증시는 9천선이 힘없이 무너지는 공황의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앞으로 대세를 좌우할 미국 증시도 그동안 거품이 많았기 때문에 단기간엔 회복이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일본은 동경증권거래소이사장이 28일 냉정한 투자를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전날보다 7백25.67포인트(4.26%)나 떨어져 올해 최저수준을 보일 정도로 투자심리가 급랭해 당분간 하락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랙먼데이 당시 주가폭락은 상대적으로 미국에만 국한됐고 일본이나 유럽 등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현재의 금융공황은 세계 모든 나라에 예외없이 나타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각국이 머리를 맞대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일본의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대장상도 28일 『주식시장안정을 위해 각국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공황이라는 파국을 막기위해선 주요국간의 정책협조와 미국의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최성범 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